야당, 현직 판사 불러 사상검증..김명수 '이념 청문회'

입력 2017. 9. 13. 23:06 수정 2017. 9. 1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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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3일, 여야는 전날에 이어 김 후보자의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경력을 놓고 '정치적 편향' 공방을 벌였다.

야당 쪽은 현직 판사로는 처음으로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오현석 인천지법 판사를 상대로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며 김 후보자와의 연관성을 부각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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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증인으로 출석한 오현석 판사(오른쪽)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왼쪽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홍엽 성대 교수, 가운데는 여운국 변호사.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국당의 공세
오현석 판사 ‘법관게시판 글’ 문제삼아
‘정치적 목적·김명수 지원용’ 다그쳐
“우리법·인권법연구회·민변 등 연합”
사법기관 장악 김 후보자 겨냥 포화

맞받아친 민주당
“현직판사 불러내 ‘십자가 밟기’ 강요”
“인권법연구회장 이유로 이념 공세”
“인권법연구회에 보수 법관 더 많아”
일선 법관들 “판사 모욕주기” 격앙

국회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3일, 여야는 전날에 이어 김 후보자의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경력을 놓고 ‘정치적 편향’ 공방을 벌였다.

야당 쪽은 현직 판사로는 처음으로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오현석 인천지법 판사를 상대로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며 김 후보자와의 연관성을 부각하려 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 판사가 ‘판사 개개인의 고유한 세계관과 철학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법원 내 법관전용 게시판에 올린 글을 두고, 잘못을 인정하라고 거듭 다그쳤다. 같은 당의 주광덕 의원도 “후보자가 지명된 뒤인 8월 말에 후보자를 지원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보도될 것을 알고 정치적 목적으로 쓴 글 아니냐”고 추궁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 등은 ‘김 후보자와 잘 아는 사이 아니냐’며 캐묻다가 오 판사가 “아무 관계 없다, 알지 못한다”고 답하자 머쓱해하기도 했다.

여당 쪽은 사실상의 ‘사상검증’이라고 역공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직 판사가 증인으로 오면 ‘십자가 밟기’나 ‘사상검증’이 될 것으로 우려했는데, 정말 청문회 취지와 상관없이 판사 개인의 과거 글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게 하고 다짐을 받는 식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본말전도”라고 항의했다.

오 판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닌 법원 내부의 법관전용 게시판에서 판사님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짧게 표현하다 보니 표현이 미흡했다”며 “그런 점에서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일선 법관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판사는 “사실확인이 아니라 의견을 묻는 질문이 난무하고, 질문도 법적으로 부정확해 결국 판사를 모욕하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한 단독판사는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재판에서 입증 취지와 무관하게 국회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해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우리법연구회의 사법권력 장악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고 말했고, 같은 당의 주광덕 의원도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우리법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이 연합해 사법기관을 다 채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희경 의원은 전날에 이어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이 성 소수자 인권 보호에 방점이 찍혀 있다”며 동성애 반대 문제를 이슈화하려 했다.

이에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 476명 가운데 우리법연구회 출신은 24명이지만 법원 내에서 보수 성향인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은 26명”이라며 “인권법연구회는 어느 모임의 후신이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은 “공연히 색깔을 입히는 것은 사법개혁을 저지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두 모임이 동일하다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우리법연구회 중 몇몇 분이 요직에 갔지만 저는 당시 고등부장 승진에서 탈락해 중앙지법 부장에서 북부지법 단독 부장으로 전보됐다”고 말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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