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헤치고 오셨다".."멀리서 보면 잔물결"

백승찬 기자 2017. 9. 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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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오늘부터 ‘한·중·일 시인축제’…민감한 시기일수록 교류 중요

13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식당에서 한·중·일 시인축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시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재우 한국외대 교수, 곽효환·오세영 시인, 최동호 한국시인협회 회장, 중국 왕자신 시인, 이근배·이채민 시인. 연합뉴스

한·중·일의 시인들이 한자리에서 만난다. 북핵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으로 민감한 시기에 시의 힘을 시험한다.

2017 평창 한·중·일 시인축제가 14~17일 평창알펜시아리조트 등지에서 열린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동시에 평화, 환경, 치유를 주제로 시를 말하는 행사다.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들과 만난 중국의 왕자신(王家新) 시인(50)은 “오늘날의 세계는 모순과 충돌로 가득 차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교류와 대화를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인은 국가나 집단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시인은 자기 자신만을 대표할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이야말로 교류와 대화에 적합한 존재입니다.”

왕자신은 중국의 저명한 현대 시인이다. 중국 인민대학 문학원 교수이기도 한 그의 시는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돼 있다. 왕자신은 “중국과 한국의 문화 교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이런 전통이 오늘날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라며, 마음과 마음이 연결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왕자신은 이전에도 수차례 방한한 ‘지한파’이기도 하다.

“여러 번 한국에 왔지만 이번에는 전과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온 중국 시인들 사이에도 긴장하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왔습니다.”

동석한 오세영 시인이 “파도를 헤치고 오셨다”고 말하자, 왕자신은 “지금의 파도는 멀리서 보면 잔물결에 불과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시인축제에는 중국 시인 18명, 일본 시인 20명, 한국 시인 100명이 참석한다. 강연, 시낭송 콘서트, 지역 시낭송회 등이 대회 기간 중 열린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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