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런닝맨'도 SBS 대주주 태영 '적자 메우기'에 동원됐다"

입력 2017.09.13. 19:16 수정 2017.09.13. 22:16

<에스비에스>(SBS)가 대주주인 태영그룹 '적자 메우기'에 전방위적으로 동원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우라"는 보도지침이 폭로된 뒤 윤세영 회장이 사임했지만,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에 반발하는 에스비에스 구성원의 목소리는 커지는 모양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노조 "인제 모터스포츠 시설 적자 내자
'런닝맨' 등에서 이곳 관련 내용 제작케 해
광명역세권 개발사업에는 SBS 동원 로비 시도"

[한겨레]

2015년 6월7일 에스비에스(SBS) <런닝맨>의 배경으로 인제스피디움이 방송되는 장면. 전국언론노동조합 에스비에스본부 제공

<에스비에스>(SBS)가 대주주인 태영그룹 ‘적자 메우기’에 전방위적으로 동원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우라”는 보도지침이 폭로된 뒤 윤세영 회장이 사임했지만,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에 반발하는 에스비에스 구성원의 목소리는 커지는 모양새다.

13일 전국언론노조 에스비에스본부(노조)는 노보를 내어 “태영은 지난 2014년 모터 스포츠 경기 시설인 인제스피디움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제스피디움이 적자를 내자 태영 쪽은 2015년 6월 이곳 관련 프로그램의 무더기 제작과 편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닝와이드>, <런닝맨>, <더 레이서> 등의 프로그램에서 2015년 하반기에만 20여차례나 인제스피디움을 배경으로 다뤘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조는 “<더 레이서>는 회당 1억8000여만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었지만, 7회 방송으로 종영됐다. 평균시청률 2.7%, 광고판매율 13%로 경영에 손실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 해 에스비에스가 강원도와 세계자동차경주대회(WRC)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두고도 “인제스피디움을 띄우기 위해 에스비에스가 바람잡이 노릇을 자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영이 경영난을 해소하려고 억대 인제스피디움 숙박권을 에스비에스 계열사에 떠넘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이웅모 당시 에스비에스 사장은 노사협의회 대화에서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사주게 됐다’며 부당지원행위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태영이 경기 광명시 광명역세권 개발사업에도 에스비에스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에스비에스가 태영 분양 사업의 인·허가권자인 광명시의 숙원사업을 대신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 로비를 시도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태영건설은 2014년 33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5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노조는 이를 두고 “에스비에스가 로비스트로 전락하고, 과실은 태영이 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도지침 파문이 일자 소유·경영 분리 선언과 함께 윤 회장과 그의 아들 윤석민 부회장은 지난 11일 사임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미 2004년과 2011년 대주주 일가가 소유·경영을 분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전례를 들어 “대주주의 오래된 거짓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방송사유화·배임 등의 혐의로 대주주 일가 고발을 검토 중이다. 이에 에스비에스 쪽은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