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재판이 곧 정치다' 논란 오현석 판사 "의도와 달라..맹목적으로 따르면 안 된다는 취지"

입력 2017.09.13. 17:34 수정 2017.09.20. 18:06

'재판이 곧 정치다'라는 취지의 글을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오현석(40·사법연수원 35기) 인천지법 판사가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글에 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 판사는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재판과 정치, 법관 독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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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곧 정치다' 논란 오현석 판사 "의도와 달라…맹목적으로 따르면 안 된다는 취지"

'재판이 곧 정치다'라는 취지의 글을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오현석(40·사법연수원 35기) 인천지법 판사가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글에 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 판사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58·연수원 15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법원 내부의 법관 전용 게시판에서 판사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짧게 표현하다 보니 표현이 미흡했다"며 "이로 인해 국민에게 심려 끼쳐 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판사는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재판과 정치, 법관 독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그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추가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 조사소위원회 위원이며 추가 조사를 요구하면서 최근 열흘간 금식 투쟁을 했습니다.

글에는 '재판이 곧 정치라고 말해도 좋은 측면이 있다. 개개의 판사들 저마다 정치적 성향들이 있다는 진실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과 '남의 해석일 뿐인 대법원 해석과 통념, 여론 등을 양심에 따른 판단 없이 추종하거나 복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판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청문위원들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었다가 최근 탈퇴한 오 판사를 통해 연구회 회장 출신인 김 후보자와의 관계나 정치 편향성을 검증하겠다며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야당 위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오 판사는 자신의 글이 본래 의도와 다른 취지로 보도된 점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현행법을 지키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고, 판사들이 법과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해서 (글에서) 생략했다"며 "법원 내부에서 판사들끼리 하는 토론은 내부 토론으로 끝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판사는 게시글의 의미를 되묻는 여당 위원 질문에 "(대법원 해석 등에) 맹목적으로 따르면 안 된다는 취지"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판사 출신인 주호영 청문위원장은 "판사들이 독립적으로 재판하기는 하지만 사법행정과 관련해선 감독을 받아야 한다. 사법행정상의 감독과 사법행정권 남용의 한계는 어디인가"라며 "파기율, 항소율, 법관의 윤리적 문제 등을 법원행정처가 절차에 따라 수집해 놓으면 그건 정당한 평가 자료인가 블랙리스트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오 판사는 구체적인 답변 대신 "블랙리스트를 논외로 하더라도 어느 정도 밝혀진 사법행정권 남용 사실이 있었다"며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의 코트넷 강제 탈퇴, 학술대회 압박, 이모 판사에 대한 심의관 발령 및 겸임해제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역시 판사 출신인 손금주 의원은 "내부망에 글을 쓴 것처럼 이 자리에서도 당당하게 의견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뒤 "법관의 직업적 양심이 법관 개인의 정치적 견해와 혼동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고 이에 오 판사는 "제 글은 그런 취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오 판사의 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재판 과정에서 정치적인 요소가 판단의 기준이 되거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라면 제 생각과는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어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