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코스트코 관련 자산 '깜짝 매각' 배경은?

박성의 2017. 9. 1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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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3개점, 인근 이마트와 상권 중첩
코스트코 인수 시 리모델링 비용도 고려
정부의 유통규제 강화에.."신사업 육성이 낫다"
매각 대금, 이마트24·스타필드 투자비로 활용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이마트(139480)가 코스트코코리아 지분과 임대 부동산을 모두 코스트코에 일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기존 코스트코 매장을 리모델링하고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이마트는 최근 유통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낡은 매장’을 사들여서는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당장 편의점 ‘이마트24’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매장을 오픈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코스트코 지분을 매각해 실탄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13일 현재 이마트가 갖고 있는 코스트코 지분 3.3%와 코스트코 서울 양평점과 대구점, 대전점 3개점이 입점된 이마트 소유의 부동산 등 관련 자산을 일괄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마트가 보유했던 코스트코 관련 자산은 모두 코스트코에 양도하게 됐다.

3개 점포의 부동산 임대계약은 1998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20년간으로 현재 코스트코가 임차해 영업 중이다. 부지면적은 서울 양평점이 1만30㎡(3034평), 대구점이 9143㎡(2766평), 대전점이 1만1758㎡(3557평) 규모다.

이마트와 코스트코의 사업협력은 지난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인 창동점을 개점한 이마트는 1994년 창고형 할인점인 프라이스클럽 1호점 서울 양평점도 오픈하면서 할인점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가 찾아오면서 합작사인 프라이스클럽 지분의 대부분을 매각했고 이후 프라이스클럽이 코스트코에 합병되면서 현재의 잔여 자산이 남은 상태였다.

당초 업계에서는 내년 5월 코스트코 양평점의 계약이 만료되면, 이마트가 코스트코 매장을 리모델링하고 자사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유통부문 규제 강화로 오프라인 매장 신규 출점에 제약이 많아진 탓에, 기존 ‘중고 매장’을 활용하는 게 이득이란 분석이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규모점포 권한을 양도·양수 받더라도 매장 면적이 10분의 1 이상 증가하지 않으면 추가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이마트 경영진의 판단은 달랐다. 코스트코 매장에 이마트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의 색을 입히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매장 인수로 얻을 이익을 상쇄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코스트코 3개점 인근에 이미 이마트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위치해 상권이 중첩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코스트코 양평점의 경우 불과 6km 거리에 이마트 가양점이 들어서 있다.

최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제 확대 실시까지 논의되는 등 유통환경이 악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탓에, 기존 사업의 ‘사이즈’를 무리하게 키우기 보다는 사업 내실강화와 수익구조 개선이 절실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코스트코 매각으로 벌어들인 재원을 그룹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편의점사업 ‘이마트24’ 투자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하남에 1조원, 스타필드 고양 건립에 7700억원을 투입했다. 향후 건립 예정인 스타필드 청라와 스타필드 안성에도 이에 버금가는 금액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마트는 이마트24에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13일 이마트가 이마트24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코스트코 3개부지가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상권이 중복되다보니 경영 효율성에 의문부호가 찍혔다”며 “이번 매각 대금의 대부분은 향후 신사업 육성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다. 이마트24 투자와 스타필드 복합쇼핑몰 건립비 등에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의 (sl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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