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위, 박근혜 전 대통령, 서청원·최경환 의원 탈당 권유

이지선·박순봉 기자 2017. 9. 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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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했다. 친박계 핵심인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도 같은 조치를 내렸다.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278일만에 친박 청산의 칼을 빼든 것이다. 하지만 상황에 떠밀린 뒤늦은 결정인데다, 실상 보수 통합을 위한 정치공학적 의도가 작용한 것이어서 의미도 감동도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혁신위는 이날 제3차 혁신안을 발표하고 “2016년 4월 총선 공천실패로부터 2017년 5월 대선패배에 이르기까지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통령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며 “만약 ‘자진 탈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헌·당규에 따른 출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권유 징계 의결을 받은 자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윤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제명 처분을 할 수 있다. 혁신위는 또 “계파 전횡으로부터 비롯된 국정실패에 책임이 가장 무거운 서청원 의원 및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자진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며 “만약 ‘자진 탈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출당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권고안대로 중지를 모아서 집행하는 시기를 10월 중순 정도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구속 만료기간인 10월 17일을 전후해 1심 판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사법부의 판단을 반영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친박계 의원들이 혁신위안에 반발한 것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 이날 혁신위 발표에 앞선 최고위·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는 “대여 투쟁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때에 출당을 결정하면 안 된다”라며 혁신위 결정에 반대하는 일부의원들과 홍 대표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자진탈당을 권유받은 최 의원측은 “이미 징계를 받고 복권까지 된 상황에서 또다시 이처럼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혁신위의 인적쇄신안에 대한 진정성 논란도 일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국면을 수개월여 지난 시점까지 미루다 이뤄진 결정인데다, 형식도 ‘자진출당 권고’라는 우회로를 택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우리가 집권해야 이러한 박근혜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강경보수층 결집을 시도했던 홍 대표가 180도 태도를 바꾼 것도, ‘인적청산=쇼’라는 심증을 굳히게한다. 혁신위 권고의 최종 집행의 시점을 박 전 대통령의 1심 전후로 밝힌 것도 미적거린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실상 작금의 쇄신안은 바른정당내 통합파들을 끌어들여 이른바 ‘보수통합’을 이루기 위한 정치공학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더 많다. 혁신위 스스로도 ‘보수우파 정치세력의 대통합을 위한 인적쇄신’이라고 3차 혁신안 제목을 붙였고, “인적혁신은 자유한국당 내부의 결집은 물론 보수우파 정치 세력의 대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다. 바른정당 의원의 복당에 대해 “통렬한 반성을 전제로 대승적 차원에서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통렬한 반성’이라고 한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데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는 식으로 통합을 위한 핑계거리를 마련해놓고, 탄핵을 주도한 것에 대해 반성하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지선·박순봉 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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