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의당, 류영진·탁현민 등 경질과 김이수 인준 바꾸자 했다"

김한솔 기자 2017. 9.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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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민주당 우원식 “대통령 인사, 원내대표가 어떻게 하나”

‘외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백봉정치문화교육원 개소식 행사에서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추 대표 오른쪽부터) 등 야당 의원들과 인사 없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이 부결된 이튿날인 12일 하루 종일 부글부글 끓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는 국민의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협치는 없다” “능욕당했다” “극우적” 등 강도 높은 비판 발언들이 쏟아졌다.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김 후보자 인준안 통과와 ‘주고받자’면서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거래(deal)’를 시도했던 사실도 공개됐다.

■ 추미애 “형제의 당 아니다”

포문은 추미애 대표가 열었다. 추 대표는 비공개 의총 모두발언에서 국민의당에 대해 “‘땡깡’ 부리고, 골목대장질 하고, 캐스팅보터나 하는 몰염치한 집단”이라며 “자유한국당에 박수를 치는 국민의당은 더 이상 형제의 당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유한국당이야 생각을 바꿀 수 없는 집단이니까 그렇다 치자”며 “골목대장질 하며 내 땅을 지나기 전에 맞든지 돈을 내라고 하는 집단과 무슨 협치가 가능하겠느냐”며 국민의당을 비판했다고 한다. “사촌이 논을,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심보”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본다” “놀부 심보”라고도 했다고 한다.

추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을 거론하면서 “‘세월호 7시간은 탄핵의 첫째 사유다’라고 대변인 논평까지 냈던 국민의당이 그 빛나던 소수의견(세월호 7시간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 양심을 울렸던 그 의견을 낸 김이수 재판관 인준안을 부결시켰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사 축사에서도 “정치세력이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골목대장도 안 할 짓을 했다” “염치없는 소행”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은 협치가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탁현민 등 경질과 바꾸자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자존심 상할 정도로 국민의당이 하자는 대로 했는데 능욕당한 기분”이라며 국민의당과의 그간 협상 과정을 여과 없이 설명했다.

특히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등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세 명의 경질을 김 후보자 인준안의 통과조건으로 내걸었다고 우 원내대표는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고, 식약처장과 탁 행정관은 대통령의 인사권인데 원내대표가 어떻게 할 수 있느냐. 차라리 (공식적인) 조건으로 걸라고 했다”고 전했다.

가결이 불안한 상황에서 표결을 강행한 것을 두고는 “김 원내대표가 점심때 전화해 20명은 충분히 된다고 하자고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향후 국민의당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길 들어주고 타협해도 도저히 안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고 한다.

의총에선 여소야대 체제를 인정하고 국민의당을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도 일부 나왔다. 원내 협치부대표를 맡고 있는 이훈 의원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생각하는 협치 사이의 괴리가 크다”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당 입장에서 명분과 실리를 다 갖추긴 어렵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강경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이날만큼은 더 컸다. 추 대표는 “오늘은 사실은 협치에 대한 그런 말을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유발언을 신청한 한 의원은 “(부결은) 민주세력에게 엄청난 내상을 안긴 치명타”라며 “국민의당과 확실하게 관계 정리를 해야 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등의 말도 나왔다고 한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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