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부대원 출신 증언 "5·18 당시 공중 사격 직접 봤다"
<앵커>
80년 5월 광주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 등은 도청 앞에서 계엄군이 집단 발포를 한 5월 21일 헬기 사격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전두환 씨를 비롯한 신군부 인사들은 헬기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 말이라며 증언을 부인해 왔는데, SBS 취재진이 공격헬기 부대에서 군생활을 했던 사람의 그 날에 대한 증언을 들었습니다.
장훈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육군 헬기부대인 1항공여단에서 근무하다 5·18 민주화운동 1년 전인 1979년 제대했다는 최형국 씨입니다.
광주에 살던 최 씨는 80년 5월 집 마당에서 헬기가 기관총을 쏘는 걸 봤다고 말합니다.
[최형국/목격자 (헬기 부대 제대) : 기관총이 빨갛게 불을 뿜으면서 쏘는 걸 분명히 봤어요. (기관총이) 회전하면서 벌컨포같이.]
군 생활 내내 보던 공격헬기 500MD의 기관총이어서 또렷이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최형국/목격자 (헬기 부대 제대) : (근무했던 부대가) 502 항공중대였거든요. 우리 중대 비행기가 와서 기총사격을 해대니 내가 기가 안 막히겠어요.]
최 씨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날은 5월 21일인데 이날 헬기 사격 목격자는 10명이 넘습니다.
당시 광주기독교병원에서 간호 실습을 하던 최 모 씨도 병원에서 헬기 사격을 분명히 봤다고 말합니다.
[최 모 씨/헬기 사격 목격자 : 헌혈하는 사람들에게 총을 난사하는 거예요. 헬기가요. 다다닥 이러면서. 기관총으로 난사한 건 내가 똑 부러지게 그 대목에서 봤는데.]
최형국 씨를 비롯해 10명이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장소를 살펴봤습니다. 모두 옛 전남도청의 서남쪽으로, 도청과는 채 2km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도청 서쪽에 위치한 상무대에는 20사단이 시내 진입을 위해 대기 중이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 연구소 교수 : 상무대에 있던 20사단 병력을 헬기를 이용해서 도청에 투입하려는 작전이 구체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과정이었죠. (그래서) 500MD가 사격을 하지 않았을까….]
당시 육군본부의 작전지침을 보면 부대 진입하기 전 하천을 선정해 헬기 사격을 실시하라고 돼 있는데, 21일 헬기 사격 역시 광주천을 따라 이뤄진 모습을 보입니다.
당시 군 기록에도 이런 정황이 잘 나타납니다.
도청 앞 광장을 헬기장으로 활용해 20사단 병력을 투입하려 했지만 21일 낮 도청 앞 집단 발포 이후 시민군의 저항이 격렬해지면서 헬기를 이용한 병력 공수는 실패했습니다.
병력 이동을 엄호하기 위한 무장헬기의 지원 사격 개연성이 있고 목격자들의 증언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단독] "자위권 발동 전부터 무장헬기 투입"…자료 조작 의혹도
장훈경 기자ro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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