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극강의 전투력..이낙연 총리 대정부질의 답변 화제

2017. 9. 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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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야당 의원들을 오히려 난처하게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통상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 정부부처 장관 등 행정부 주요 직위자들은 국회의원들의 공세에 한껏 움츠러든다. 국회의원들의 불호령 속에 실수가 속출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쩔쩔매게 된다. 국민들을 대변해 정부 견제에 나선 국회의원들의 활약이 가장 돋보이는 것도 이 때다.

그런데 이날 답변에 나선 이낙연 총리가 무엇을 질의해도 상상 그 이상의 답변으로 국회의원들의 기세를 꺾어 ‘극강의 전투력’, ‘고품격 총리’, ‘우문현답’, ‘슈퍼리액션’ 등 국민들의 칭찬을 받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의에 참석해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 동북아균형자론이 얻은 게 뭡니까? 핵과 미사일입니까?’라고 질문하자, 이 총리는 “지난 9년동안 햇볕정책이나 균형자론을 폐가한 정부가 있었습니다. 그걸 건너뛰고 이런 질문을 받는 게 뜻밖입니다”라고 답했다. 김성태 의원은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김성태 의원이 다시 “이미 한미 동맹관계는 금이 갈대로 갔습니다.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이 대북대화 구걸하는 거지같다는 그런 기사가 나왔겠습니까? 결국 왕따 신세만 자처한 거 아닙니까?”라고 묻자, 이 총리는 “김성태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이 질문도 더 이어가지 못했다.

김 의원이 “문재인 정권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다시 공세를 이어가자 이 총리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큰 짐을 떠안은 것을 저희들로선 불행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수혜자일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MBC 김장겸 사장 내쫓을 겁니까! 최근에 MBC나 KBS에서 불공정 보도하는 거 보신 적 있습니까?”라고 묻자, 이 총리는 “잘 안 봐서 모릅니다. 꽤 오래 전부터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대화제의를 주장하고 있다”며 “그런데 북한은 ‘남조선은 대화자격 없다. 핵은 우리와 미국 사이의 문제’라는 입장”이라고 질문했다. 이 총리는 “오히려 되묻고 싶다”며 “미국에서 대화를 거론하는데 미국이 대화를 말하면 전략이라 하고 한국이 대화를 말하면 구걸이라 하는 기준은 뭐냐”라고 반문했다.

함 의원이 “총리님의 인식이 잘못됐다”며 “미국은 당사자가 아니다. 우리가 직접적인 안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반박하자, 이 총리는 “북한이 통미봉남 목표를 갖고 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4개월인데, 4개월 사이에 갑자기 저런 목표가 생겼다고 보진 않는다”고 답했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총리께서는 지금 수십조씩 퍼붓는 복지 예산을 늘릴 때라고 보십니까, 안보 예산을 늘릴 때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안보예산도 필요한 건 늘려야 되겠죠. 근데 복지예산 늘어난 것은 대부분 지난 대선때 모든 정당들이 공통으로 공약된 사항들이 먼저 이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정부 주요정책 추진을 위해 사전에 야당에게 먼저 제안하거나 의견을 구한 적 있느냐. 이 정부가 얘기한 ‘협치’의 실현은 기만에 가깝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총리는 “협치의 틀을 만들기 위해서 여야정 협의체를 제시했는데, 국회가 주도하겠다고해서 국회에 넘겼다”며 “그런데 정당간 합의가 안돼서 그것도 구성이 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태규 의원이 “국회의 틀을 말씀하시기 이전에 먼저 야당 대표와 의원들을 만나서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협력을 구하는게 기본 자세”라고 지적하자 이 총리는 “옳은 말씀”이라며 “근데 잘 아실거다. 제가 대화하고 싶고 모시고 싶어 초대해도 번번히 무산됐다”고 답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한국은 삼권분립 국가가 아니다. 한국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제왕적 대통령 1인제 국가”라고 지적하자 이 총리는 “삼권분립이 무의미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전에 우리는 삼권분립을 체험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황 의원이 의아해하자 “대통령이 지명한 헌재소장 후보자가 인준 받지 못한 사태가 바로 있었잖느냐. 삼권분립은 살아있다”고 답하자 황 의원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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