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8년’ 배용제 시인, 제자에 보낸 문자 보니…“그렇게 상처가 많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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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12일 12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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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발자5’ 게시물
사진=‘고발자5’ 게시물
미성년 제자들을 수차례 성폭행·성희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인 배용제(54)가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배 시인이 제자들에게 보낸 문자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트위터 ‘고발자5’ 페이지에는 배용제 시인이 고발된 후, 제자들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 공개됐다. ‘고발자5’는 배용제 시인에게 수업을 받은 학생으로, 배 시인에 의한 성폭력 사실을 여러 차례 고발한 바 있다.

공개 문자를 보면, 배 시인은 “나 때문에 그렇게 상처가 많았니?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하고 사과하마”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발자5’는 “고발되고서야 갑작스럽게 사과를 운운하며 한 시간 동안 전화거는 사람의 진정성이 의심된다. 활동 중단은 당연한 거 아닌가? 본인은 속이 무지 쓰릴 것”이라며 “그래도 그딴 사과문 쪼가리로 가해자인 것을 중단할 수는 없다”라고 질타했다.

한편 배용제 시인에게 문학 강습을 받았다는 학생 6명은 지난해 트위터 해시태그 ‘#문단_내_성폭력’을 통해 배 씨가 자신의 창작실로 불러 성관계를 제의하고 “내가 네 첫 남자가 되어 주겠다”, “너랑도 자보고 싶다”, “사회적 금기를 넘을 줄 알아야 한다. 너도 그런 세계로 초대해 주겠다”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배 시인은 결국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12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용제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피고인이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지속적·반복적으로 성적 학대 행위와 추행을 일삼고 위력으로 간음했다”라며 “피고인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기는커녕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자들이 합심해서 나를 악인으로 몰고 간다’고 주장해왔고, 이에 피해자들은 엄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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