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WBSC U18 World Cup
한국 청소년 야구대표팀 강백호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선더베이 포트아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회 미국과 결승전에서 힘차게 스윙하고 있다. 제공 | WBSC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kt가 예상대로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 강백호(18·서울고)를 택했다. 원하던 강백호를 품에 안은 kt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투수’ 강백호, ‘타자’ 강백호 모두 매력적이라는 점에서 그 고민이 시작된다. kt는 일단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처럼 강백호에 투타 겸업을 시킬 예정이다.

kt는 11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강백호를 지명했다. 지난해 최하위 kt는 이번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해 강백호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불렀다. 지명 직후 kt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은 “강백호와 김선기(넥센 지명), 양창섭(삼성 지명)을 놓고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탈고교급 재능’을 지닌 강백호를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일각에서는 kt 투수진이 좋지 않아 김선기를 데려가야 한다고도 봤다. 실제로 우리도 초반에 투수 쪽을 유심히 봤다. 하지만 강백호의 경기력을 보면서 (강백호를 지명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노 팀장이 밝힌 지명배경의 행간 의미를 살펴보면 타자 강백호를 높게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강백호는 올해 고교야구 모든 대회를 통틀어 타율 0.422(102타수 43안타), 2홈런, 3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43을 기록했다. 노 팀장은 “프로선수 못지 않은 실력 갖추고 있어 즉시전력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변화구를 받아치는 능력이 일반 고등학생 선수 수준을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주포지션이 포수인 강백호는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렸던 제 28회 세계청소년(18세 이하) 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도 홀로 2루타 2개를 터뜨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그렇다고 투수 강백호를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강백호는 투수로도 11경기에 등판해 29.2이닝을 던지며 3승1패, 방어율 2.43을 기록했다. 약 30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도 45개나 솎아냈다. 구속 150㎞의 빠르고 묵직한 공을 뿌린다. 외야수는 물론 포수로도 재능을 발휘한 멀티플레이어다. 이정도로 다방면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준 선수는 드물다. 일찌감치 ‘고교 오타니’로 불리며 프로팀의 스카우트 눈길을 사로잡은 원동력이다. 투수로 활용할지, 타자로 키울지 고민 중인 kt는 일단 오타니의 성공사례를 좇기로 했다. 노 팀장은 “스타성이 충분히 있는 선수다. (프로 데뷔) 초기에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만들기 위해 투타 겸업을 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백호가 다음 시즌 마운드와 타석을 오갈 경우 일본 오타니처럼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놓고 일본 야구계에서도 찬반 논란이 거셌다. 이를 의식한 듯 노 팀장도 “투타겸업을 하다가 차후 강백호가 타자와 투수 중 어떤 쪽을 선택할지는 현장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KBSN스포츠 조성환 해설위원도 “팀 사정에 따라 강백호의 역할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NC 나성범도 당시 팀 사정상 투수보다 타자로 활용,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타자로 전향해 집중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제 갓 프로 지명을 받았을 뿐이지만 강백호의 잠재력은 KBO리그 대부분의 사령탑들도 인정할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그런 그의 투타 겸업을 놓고 벌써부터 관심이 증폭되는 이유다. 강백호 지명으로 한껏 고무된 kt도 그의 활용 방안을 놓고 새로운 판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강백호가 높디 높은 프로 무대에서도 투수, 타자로 모두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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