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비대위’ 구성 발목잡은 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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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 무색한 바른정당 갈등 / 金 “劉 사당으로 비칠까 우려” 밝혀 / 劉 “합의 안되면 당헌·당규대로” / 최고위, 전당대회 개최 연장 결정 바른정당이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유승민 비대위’ 체제가 유력했지만 일부 의원이 제동을 걸면서다. 유 의원이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어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바른정당은 일단 임시 지도부 구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심각한 정국을 감안할 때 지도부 공백시 한 달 내에 전당대회를 치러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현행 당헌·당규를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1일 열린 당 최고위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 전대 개최 시기를 연기하기로 의결했다.

쓴웃음 바른정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대구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머리를 만지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정식 지도부를 선출할 때까지 임시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것이다. 10일 오후까지는 ‘유승민 비대위’가 유력해 보였다. 그런데 같은 날 밤 의원단 전체 만찬에서 ‘유승민 비대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유 의원과 함께 공동 창업자인 김무성 의원은 만찬 말미에 “우리가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사당’이 싫어서 나왔는데 (유승민 비대위가 되면) ‘유승민 사당’으로 비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구·김용태 의원 등도 동조했다고 한다. 김무성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아 연말까지 당을 운영한 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비상대책위로 갈지 말지 최고위가 당내 민주적 절차와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내려 달라”며 “이 당은 ‘유승민당’도, ‘김무성당’도 아니다. 이 당은 사당이 아니다”고 김 의원의 발언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당헌·당규 상 합의가 안 되면 전당대회를 하도록 되어 있다”며 전대 강행 의사까지 비쳤다. 유 의원의 최측근인 지상욱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보수개혁을 위해 민주적 정당을 표방하면서 창당한 지 7개월여만에 당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당헌에 따라 즉각 당원대표자 소집을 요구한다. 모두 당당하게 치열하게 논쟁하고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양측 간의 타협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무성 의원도 ‘유승민 비대위’를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갈등이 향후 당 운영을 둘러싼 양측 간 힘겨루기라는 측면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이 당을 독단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비대위 반대의 이유인 것이지, 유승민 비대위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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