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나이는 6000년"..박성진 후보자, 논란증폭·동문서답 답변 눈총

조철희 이건희 지영호 기자 2017. 9. 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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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11일 국회 인사청문회서 정치편향 역사관·창조과학 종교관 해명 부실, 전문성 부족 지적도..여당 의원들도 실망감 드러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정치편향적 역사관과 창조과학 종교관으로 논란을 빚어왔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명확한 해명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추가적 논란이 예상된다. 종교적 신념을 전제로 했지만 창조과학에 대한 지지 입장을 굽히지 않아 논란을 샀고, 각종 정책에도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론적인 답변이나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면서 청와대의 인사 부담을 고려해 정책 질의에 치중했던 여당 의원들마저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굽히지 않은 창조과학 종교관, 탈세는 인정=이날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창조과학 종교관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거셌다. 창조과학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유사과학으로 여겨진다. 박 후보자는 한국창조과학회에서 이사로 활동해 논란을 사자 지난달 24일 후보자 지명 직후 이사직을 사임했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 답변에서 "창조과학자들의 생각을 국민으로서 존중한다"며 "과학적 방법론으로 입증된 부분은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창조과학이 비과학이다, 반과학이다는 입장 가지고 있냐"고 묻자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지구의 나이를 창조과학자들이 6000년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신앙적으로 믿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역사관 논란에 대해서는 "뉴라이트 운동에 깊이 생각한 적이 없다", "국정교과서를 발행하는데 찬성한 적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특히 대표적 극우 논객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초청 강연에 관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초청 연결은 했지만 추천한 적은 없다"고 애매하게 답변했다. 그는 "연결 부분은 책임을 지고 사과한다"면서도 "양심적으로는 깨끗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훈 민주당 의원은 "교수로서 학생들을 제대로 길러내야 할 분이 자기검열 책임에 대해 비판적 사고가 전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공적 활동의 책임 인식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소유 부동산의 '다운계약'에 따른 탈세 의혹은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는 "5대 인사 원칙 중 위법을 한 부분은 다운계약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탈세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또다른 인사 원칙인 박사학위 논문 중복 게재에 따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 배제 5대 원칙은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탈세 △병역비리 △논문표절 등이다.

◇소상공인 보호·육성 강조…"전문성도 글쎄" = 박 후보자는 소상공인 보호와 육성을 위해 △상설위윈회 설치 △복합쇼핑몰 등 신규 유통업태 규제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 적극 대처 △임차 상인 임대차 계약 보호 확대 △혁신형 소상공인 집중 육성 등을 추진 계획을 밝혔다.

또 중소벤처기업 창업 및 육성 지원을 위해서는 △연구허브 조성 △공유경제 및 지식서비스업 확대를 통한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 판로 지원 △벤처기업 펀더멘탈 혁신자금 프로그램 개발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 진출 지원 △기술탈취 기업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의 정책을 약속했다.

그러나 해당 분야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의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개선 방안 질문에 박 후보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직원들이 현장 목소리를 듣고 강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송 의원이 여러 차례 질문의 요지를 설명했지만 박 후보자는 "질문의 핵심을 잘 모르겠다"며 얼버무리기도 했다.

의원들은 청문회 중 "동문서답을 하네 미치겠다"(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 "대체적으로 동문서답이다. 겉돌고 있다"(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고 박 후보자의 답변에 대한 실망을 쏟아냈다.

이날 청문회에선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청와대 검증 과정이 먹통에 가까웠다"며 "청와대 자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는데 문재인정부의 인사는 원칙도 방향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쳐 문재인 대통령 임명시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취임한다.

조철희 이건희 지영호 기자 samsara@mt.co.kr,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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