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 입은 7살 로힝야족 소년..미얀마군 잔혹행위의 증거

입력 2017. 9. 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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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명에 육박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쏟아져 들어온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의 사다르 병원.

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80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쇼아이브는 미얀마에서 군인들이 쏜 총에 가슴을 맞았다.

총상을 입은 로힝야족 난민들은 대(對) 미얀마 항전을 선포한 반군 소탕을 빌미로 미얀마군이 민간인의 잔혹 행위가 있었음을 몸으로 입증한 환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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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30만명에 육박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쏟아져 들어온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의 사다르 병원.

병원 바닥에 깔린 낡은 매트리스 위에는 올해 7살 난 소년 쇼아비브가 가슴 한복판에 드레싱을 한 채 힘겹게 누워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경찰서 습격사건으로 촉발된 반군과 정부군간 유혈충돌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난민 가운데 하나다.

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 80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쇼아이브는 미얀마에서 군인들이 쏜 총에 가슴을 맞았다.

쇼아이브의 아버지인 아부 타히르는 11일 AP통신에 "군인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총격을 가했다. 아들이 딸에 나뒹구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난리 통에 다른 가족들과는 헤어졌고 간신히 다친 아들을 데리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국경을 넘었다고 말했다.

왼쪽 발목과 오른쪽 어깨에 총상을 입은 압둘 카림의 발목에서는 악취가 끊이지 않는다. 총격으로 생긴 상처가 썩으면서 다리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의 형제인 아시르 아메드는 "군인과 승려들이 마을을 공격했다. 그들은 마을에 불을 지르고 기관총을 흩뿌리듯 난사했다"며 "카림을 어깨에 메고 며칠을 걸어 방글라데시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총상을 입은 로힝야족 난민들은 대(對) 미얀마 항전을 선포한 반군 소탕을 빌미로 미얀마군이 민간인의 잔혹 행위가 있었음을 몸으로 입증한 환자들이다.

미얀마군의 총격으로 발목에 총탄을 맞은 로힝야족 남성.

사다르 병원은 20여 명의 의료진이 하루 수백 명의 환자를 받는 콕스바자르에서 가장 수준 높은 인프라를 갖춘 병원이다. 그러나 밀려드는 난민들로 인해 지금은 최대 진료 가능 치의 2배에 달하는 환자를 보고 있다.

또 의료진은 총상이나 자상, 둔기로 맞아 생긴 상처를 입고 입원하는 난민들의 상황을 보고 경악하고 있다.

병원장인 샤힌 압두르 라힘 초우더리 박사는 "이런 끔찍한 상처들은 난생 처음 본다. 난민들은 푹푹 찌는 날씨 속에 더러운 개울물을 건너오면서 어떤 치료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상처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환자들을 더 치료하려면 많은 도움과 후원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아주 절박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ARSA는 핍박받는 동족을 지키겠다면서 대(對) 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달 25일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의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했다.

미얀마 정부는 이 단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병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였다.

미얀마 정부는 이 과정에서 4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지만, 유엔은 사망자가 1천 명을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혈충돌을 피해 지금까지 30만 명에 육박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과 불교도들이 자신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민가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는 이런 주장이 조작된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미얀마군의 발포로 총탄에 맞아 상처를 입은 로힝야족 남성들(가운데)이 취재진에게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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