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로힝야族의 설움

기자 2017. 9. 1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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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族) 사태 관련 외신 뉴스는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다.

미얀마 거주 로힝야족은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방글라데시로 간 피란민만 하더라도 이미 27만 명을 넘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로힝야족이 인종 청소를 당하고 있다'며 규탄한다.

외신이 전하는 로힝야족 뉴스는 과장됐거나 '가짜뉴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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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로힝야족(族) 사태 관련 외신 뉴스는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다. 학살·성폭행·약탈은 물론, 피란길에 오른 노약자들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미얀마 거주 로힝야족은 약 1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방글라데시로 간 피란민만 하더라도 이미 27만 명을 넘었다. 그런데 사태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미얀마 군경이 더 잔인한 복수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로힝야족이 인종 청소를 당하고 있다’며 규탄한다. 특히, 과거 군부독재에 맞서 투쟁한 경험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실질적 최고 권력자인 미얀마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개탄하고 있다. 그러나 아웅산 수지 고문의 입장은 다르다. 외신이 전하는 로힝야족 뉴스는 과장됐거나 ‘가짜뉴스’라는 것이다. 그리고 로힝야족을 미얀마 소수민족으로 간주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그들을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령 인도에서 넘어온 불법체류 무슬림계 인도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무국적이다. 로힝야족은 불교가 주류인 미얀마 사회에 섞이질 못했다. 그리고 로힝야족은 미얀마의 다른 소수민족들과 달리 미얀마어를 할 줄 모른다.

더 이상의 재앙을 막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다. 미국과 중국 모두 미얀마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미얀마 정부에 구애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은 미얀마를 ‘믈라카 해협’이 봉쇄될 경우에 바다로 나갈 수 있는 통로로 간주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은 미얀마가 중국의 인도양 진출 기지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로힝야족의 ‘나라 없는 설움’을 보면서 냉혹한 현실주의 국제정치를 또 들여다보게 된다.

그런데 국제 모임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은 일본군 위안부 혹은 북한 인권 문제만 나오면 쌍심지를 켜다가도, 다른 나라 인권은 외면하기 일쑤”란 비판이다. 다른 민족의 고통도 유사한 척도로 바라볼 때다. 이것이 공적개발원조(ODA)로 연명하다 원조를 제공하는 개발원조위원회(DAC) 일원이 된 ‘유일한 나라’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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