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평가전
축구대표팀 이청용이 지난 2014년 05월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유럽 A급 대표팀과의 원정 평가전이 필요하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한 ‘신태용호’가 내년 러시아에서 대반전하기 위한 준비를 실천하고 있다. 현 대표팀의 허와 실을 냉철하게 진단할 수 있는 평가전 일정 확정이 그 것이다. 당장 올해 10월엔 해외에서, 11월엔 홈에서 A매치를 각각 두 번씩 열기로 한 가운데 상대팀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내달 7일과 10일 등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두 차례 평가전 상대를 지난 8일 발표했다. 우선 본선행 뒤 첫 A매치가 될 7일엔 내년 본선 개최국 러시아와 싸운다. 한국과 러시아 대표팀을 모두 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도움으로 성사된 이번 경기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다. 구체적인 킥오프 시간과 경기 장소는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러시아전을 마친 대표팀은 프랑스 남부 도시 칸으로 날아가 북아프리카 강호 튀니지와 두 번째 A매치를 벌인다. 러시아와 튀니지는 내달까지 유럽과 남미의 러시아 월드컵 지역예선이 벌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괜찮은 매치업이란 평가다. 러시아는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2위로 한국(49위)보다 낮지만, 이는 러시아가 FIFA 랭킹 산정 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대륙별 예선 불참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엔 벨기에와 3-3으로 이기고, 지난 6월 자국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땐 포르투갈, 멕시코에 각각 한 골 차로 패하는 등 경기력 자체는 20~30위권으로 볼 수 있다. 튀니지는 FIFA 랭킹 34위로 한국보다 높다. 현재 진행 중인 아프리카 최종예선 A조에서 3승1무를 질주하며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에 성큼 다가섰다.

대표팀은 아울러 11월 두 차례 A매치를 홈에서 연다. 상대팀으론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 등 남미 예선과 북중미 예선에서 각각 2위를 달려 본선행 초읽기에 들어간 팀들이 우선 물망에 오르고 있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와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에 오르고, 그 해 10월 한국과 평가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적이 있다. 지금은 그 때 만큼은 아니지만 전력 자체는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태용호’는 이어 12월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서 중국(9일), 북한(13일), 일본(17일)과 격돌하고, 내년 1월 2주간의 해외 전지훈련을 소화한다. 이 기간엔 A매치가 열릴 수 없어 국내파 위주의 테스트 및 담금질이 불가피하다.

관건은 내년 3월 두 차례 A매치 기간이다. 두 경기는 내년 5월21일 ‘신태용호’ 최종 소집훈련을 앞두고 벌이는 마지막 평가전 시리즈다. 3월 A매치 만큼은 한국이나 상대팀이나 최정예 멤버를 꾸려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달 싸우는 러시아가 유럽의 좋은 팀이지만 특급이나 A급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3월엔 적지에서 FIFA 랭킹 20위 이내의 조직력 좋은 유럽 팀과 맞붙는 게 최고의 리허설이다. 그래야 ‘신태용호’의 마지막 과제를 파악, 최종엔트리 23명 발표 때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본선행 확정 뒤 전폭적인 지원을 공언했다. 대표팀 관계자도 최고의 평가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힘을 쏟는 중이라고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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