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털게를 먹을 수 있지만 가장 맛이 좋아지는 때는 10월 말에서 11월 말에 이르는 가을이다. 그래서 중국 속담에 '가을바람이 불면 게의 발이 가렵다'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이때가 되면 동그란 게딱지 안에 살과 알이 들어차고, 살은 달고 쫄깃해지며 부드러운 크림 같은 알과 내장의 맛은 더욱 진해진다. 알이 있는 암놈이 더 맛있을 것 같지만 수놈 내장이 더 부드럽고 진한 맛이 난다.
맛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요리법은, 통째로 쪄서 흑식초와 저민 생강으로 만든 소스에 찍어먹는 것이다. 물론 살아있는 신선한 게를 바로 쪄내야 한다. 게살과 알을 넣어 만든 소룡포도 있다. 입 안에 넣는 순간 얇은 피 안에 담긴 육수가 터져나오며 진한 맛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새우, 파, 생강 등 다양한 재료, 다양한 소스와 같이 볶아내기도 한다. 털게는 차가운 기운을 가진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따뜻한 기운의 술인 황주나 소흥주, 아니면 생강차와 먹는다. 최근에는 제비집 수프에 넣거나 송로버섯, 캐비어와 함께 조리하는 등 귀한 식재료로서 털게의 가치를 더 높이려는 특별한 메뉴들도 등장하고 있다.
지역의 여러 곳에서 털게가 잡히지만 본고장은 상하이에서 한 시간 여 떨어진 장쑤성의 양청 호수이다. 양청 호수의 털게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알이 크고 단맛이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상하이 시내 어디에서나 털게를 먹을 수 있지만 제대로 된 맛을 보기 위해 양청 호수까지 찾아가기도 한다. 이제는 물론 자연산은 없다. 양식장에서 바로 잡아 털게 요리 전문점이나 가벼운 가판대, 포장마차에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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