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산책 부부 덮친 멧돼지 사냥개들.. "주인은 도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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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이 또 사람을 공격했다.
주인이 한밤중 공원에서 훈련시킨다며 입마개도 하지 않은 맹견 4마리의 목줄을 푼 것이다.
주인 강모 씨(56)는 "밤에 산책로에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사냥개는 주인이 말리면 더 무는 습관이 있어 거리를 두고 (공격을 못 하도록) 유도했다"고 했다.
이번에 사람을 공격한 4마리는 당시 얻었던 대형견의 잡종 새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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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간 물어뜯긴 40대 부부 중상
개주인 "거리 두고 공격 못하게 유도"
고창 경찰, 50대男 중과실치상 입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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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전북 고창군 고창읍 고창고인돌 산책로에서 거닐던 부부를 습격한 사냥개 4마리가 견사에 갇혀 있다. 고창경찰서 제공 |
8일 오후 10시 20분경 전북 고창군 고창읍 세계문화유산 고창고인돌 산책로. 고모 씨(46)와 이모 씨(45·여) 부부가 지인 2명과 함께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갑자기 ‘으르렁’ 소리가 들리더니 검은 물체들이 고 씨 부부를 향해 달려왔다. 길이 1m, 무게 25kg 남짓한 개 4마리였다. 개들은 차례로 고 씨 부부를 덮쳤다.
한 마리는 이 씨의 왼쪽 팔, 어깨, 허벅지를 5분 동안 7차례나 물었다. 이 씨는 개에게 물린 채 근처 논으로 3m가량 끌려갔다. 다른 한 마리는 부인을 구하려던 남편의 엉덩이를 3차례 물었다. 근처에 있던 부부의 지인들이 함께 사투를 벌인 끝에 가까스로 개들을 떼어냈다. 이 씨는 살점이 떨어지는 등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3시간 가까이 봉합수술을 받았다. 상처가 워낙 커 성형수술을 받아야 한다.
고 씨는 경찰에서 “목줄도 없이 공원에 사냥개를 풀어놓은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주인은 개들이 우리를 습격하자 도망갔다”고 했다. 주인 강모 씨(56)는 “밤에 산책로에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사냥개는 주인이 말리면 더 무는 습관이 있어 거리를 두고 (공격을 못 하도록) 유도했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강 씨의 부인은 사건 당시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 밤에 공원에 사람이 있을 줄 몰랐다”고 밝혔다.
10일 전북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강 씨는 2015년 지인으로부터 대형견 한 마리를 얻었다. 이번에 사람을 공격한 4마리는 당시 얻었던 대형견의 잡종 새끼다. 강 씨는 새끼를 멧돼지 사냥에 쓰기 위해 2년가량 훈련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중과실치상 혐의 등으로 강 씨를 입건했으며 당시 구호조치에 나서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강 씨는 사건 후 혈중 알코올 농도 0.057% 상태에서 개를 차량에 싣고 3km가량 떨어진 농장까지 운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강 씨가 음주운전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구호조치에 나서지 않았을 가능성도 확인할 계획이다. 강 씨는 처음 산책로에 갈 때는 부인이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맹견의 ‘습격’은 계속 늘고 있다. 지난달 14일 부산에서 대형견 한 마리가 이웃 주민을 공격해 상처를 입혔고 6월에는 전북 군산시와 서울 도봉구에서 대형견이 아이와 행인을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견 물림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계속 증가해 지난해 1019건에 이른다.
고창=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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