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들 증강현실로 훈련받는다..정부 2년 안에 가상전투 훈련센터 구축키로

주영재 기자 2017. 9. 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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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9년 어느 날, 예비군 ㄱ씨는 육군이 새로 도입한 가상전투 훈련 센터를 찾았다. 예전에는 전투 훈련 때 모의 총을 들고 서바이벌 게임을 했는데 지금은 증강현실 기반으로 바뀌면서 실제감이 더 높아졌다. 센서가 달린 진짜 K2 소총을 들고, 총에 맞을 경우 충격을 전달해주는 조끼를 입은 채 실제의 공간에서 전투를 벌이기 때문이다.

#증강현실(AR) 헬멧을 쓰고 장갑차에 다가가니 각 부위별로 고쳐야할 부분이 자동으로 뜬다. 부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고쳐야하는 부분을 실제 장갑자 위에 자세히 표시해준다. 위험 부품을 만지자 경고가 뜬다. 대개 이것만으로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지만 잘 이해를 못할 경우에는 교관이 화면 아래 쪽에서 등장해 영상으로 설명해준다. 가상 헬멧을 이용해 정비의 편리성과 안전성이 높아졌다.

티센크루프(thyssenkrupp)의 정비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증강현실 헤드셋 홀로렌즈를 착용하고 엘리베이터 유지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증강현실과 원격 영상으로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반의 가상전투 훈련 센터가 이르면 2019년까지 구축된다. 실제 총에 센서를 달아 현실감을 극대화한 훈련이 예비군 훈련에서도 가능해진다. 장갑차와 레이더, 탱크 등 위험한 군 장비를 더 안전하게 정비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반의 정비·교육 시스템도 개발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디지털콘텐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국방부를 비롯해 대학병원, 자동차 업계 등과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플래그십 프로젝트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한정되었던 VR·AR기술을 국방·의료·자동차 정비 등 제조업에 적용해 융합 콘텐츠의 범위를 넓히고 신규 사업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지난 7월에 의료·국방·제조 3개 분야를 대상으로 5개의 프로젝트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먼저 국방 분야에서는 민간 기업인 프론티스 등 3개사가 참여해 가상·증강, 혼합현실(Mixed Reality)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군 장비 정비 지원 및 정비 교육 시스템을 개발한다. 국방부는 K21장갑차와 고정형레이더 등 고도 군장비에 대한 정비 요원의 수행능력을 높이고 군장비 관리를 효율화해 전력 향상을 예상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등 4개 기관은 전투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와 비슷한 전장환경을 구현하는 ‘가상전투 훈련센터’를 2019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가상현실에 기반한 정밀 사격훈련, 개인화기 정비, 지휘통제 훈련 콘텐츠를 개발해 교육 효과도 높이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육사에서 운영하는 두 곳의 훈련장에 시범적으로 가상전투 훈련센터를 구축하고, 2019년 하반기까지 예비군 훈련에도 이런 가상전투를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가상전투 훈련센터는 일반인들도 방문해 체험할 수 있는 수준으로도 상용화를 추진한다.

의료 분야에서도 가상·증강현실에 기반한 교육용 콘텐츠의 수요가 높다. 위험한 수술을 실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미리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학병원, 가톨릭성모병원 등은 임상역량 강화를 위한 가상·증강·혼합 현실 기반 의학실습 시물레이션 시스템 및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손 동작을 인식하는 ‘햅틱 인터랙션’ 기술로 수술 과정을 재현할 수 있어 수술 교육·훈련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우선 내시경 두경부 종양제거수술과 인공 고관절 반치환술 훈련을 위한 시뮬레이터 개발이 예정됐다.

복잡한 자동차 내부 구조를 설명해주고 정비 방법을 알려주는 가상현실 정비 시스템 기술 및 콘텐츠도 개발된다. 지스톰, 디이씨코리아 등 6개사에서 개발해 현대자동차 정비원에서 활용하게 될 콘텐츠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원격에서 정비사가 접속하면 엔진과 베터리, 계기판 등 자동차의 핵심 12가지 부품정비와 관련한 기술 교육을 증강·가상현실로 제공한다. 참여 기업들은 자동차 정비 업무의 표준화, 매뉴얼화로 기술 교육 비용을 줄이고 제조업체의 훈련용 콘텐츠로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이 프로젝트들에 올해부터 2년간 연구개발(R&D), 콘텐츠·서비스 개발, 사업화 지원 등에 약 280억원을 투입하고 성과가 우수할 경우 최대 2년까지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노경원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플래그십 프로젝트의 추진은 VR·AR 기술이 본격적으로 4차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사례가 될 것이다”며 “수요기관 업무협력으로 결과물의 실증·확산 속도가 높아질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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