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가솔린 자동차 판매중단..英⋅프랑스처럼 퇴출시간표 만든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입력 2017. 9. 1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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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업정보화부 “가솔린 차 퇴출 시간표 연구중”...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인도 따라하기내년 중국내 車 업체 전기차 쿼터제...전기차 구매세 면제시한 올해말서 2020년말로 연장

중국 남부 선전에 본사를 둔 BYD가 생산한 전기 택시가 선전 시내를 달리고 있다./선전=오광진 특파원

중국 정부가 디젤과 가솔린 자동차 생산과 판매를 언제부터 금지할 지를 놓고 일정표를 짜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작년말 가솔린 자동차의 신규 공장 건설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지침을 내놓은 적이 있다.

중국의 행보는 2025~2040년 이후 내연기관 차량 생산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시간표를 발표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인도의 뒤를 잇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국의 전통 연료 자동차 중단 시간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환경을 크게 바꿀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신궈빈(辛国斌) 부부장(차관)은 9~10일 이틀간 텐진에서 열리는 ‘2017 중국 자동차산업 발전 국제포럼’ 개막식 기조강연에서 “일부 국가들이 전통 에너지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 중단 시간표를 이미 제정했다”며 “공업정보화부도 관련연구를 시작했으며 관련 부문과 함께 중국의 시간표를 결정하게 되면 중국의 자동차산업 발전 환경과 동력에 심각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표를 언제 내놓을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신 부부장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2800대의 자동차를 생산 판매해 8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의 자리를 유지했다. 또 지난해에만 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 판매해 이미 굴러다니는 전기차가 100만여대(2016년말 기준 보유량)로 전세계 전기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산업협력사 우웨이(吳衛) 처장도 “국가 스마트자동차 혁신발전 전략을 마련할 조직을 짜고 있다”며 “액션플랜과 로드맵 시간표를 제시해 혁신발전전략을 조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6월엔 공업정보화부가 내년부터 모든 자동차 회사에 전기차 생산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의무화하도록 쿼터를 정하는 ‘신에너지 자동차 크레디트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궈터를 못 맞추는 기존 자동차회사들은 전기차 업체 등으로부터 크레디트를 구매해야한다.

중국에서는 이같은 자동차 산업 환경의 급변에 대비해 전기차를 겨냥한 합작 회사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8월에 포드가 종타이(衆泰)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연구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 자동차 강국 정책 시동

중국은 이미 자동차 대국에서 강국으로 변신하는 행보에 속도를 높이는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올 4월 공업정보화부는 발개혁위원회 과기부 등과 공동으로 중국 브랜드를 키워 10년내 중국을 세계 자동차 강국 반열에 들게 하겠다는 중장기 발전규획을 마련했다.

이달 7일엔 국가제조강국건설 영도소조가 자동차 사물인터넷 산업발전전문위원회 첫번째 회의를 열었다. 사물인터넷과 자동차를 연계하는 관련 정책과 기술표준 기초시설 등의 문제를 각부처가 협력해 해결하도록 주문했다.

신궈빈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이 9일 텐진에서 열린 자동차포럼에 참석, 가솔린과 디젤 엔진 자동차 생산 판매 중단 일정표를 짜고 있다고 밝혔다. /텐센트자동차

신궈빈 부부장은 “2025년까지 전통자동차의 에너지 소모 감축 요구와 신에너지자동차 발전 가속화를 위한 기술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스마트자동차가 전체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앞으로가 자동차산업 변혁이 가장 치열한 몇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부 국유 자동차회사에 아직도 장기적인 전략이 부족하다”며 “세계 최대 필름회사이자 세계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카메라(1975년)를 만들었지만 전략적 판단을 잘못해 스스로를 파산으로 몰고간 코닥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전기차 육성을 통한 자동차 강국 행보는 선진 자동차 강국을 추월하는 정책이자 생존 정책이기도 한 것이다. 신 부부장은 “자동차가 중국 전체 세수, 일자리, 상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모두 10%를 넘어 지주산업이 됐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전기차 구매시 구매세를 면제해주는 정책 시한이 당초 올해말이었지만 이를 2020년까지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생산업체에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은 2020년까지 제공한다.

신 부부장은 향후 자동차산업이 저탄소, 전동화, 지능화(스마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자동차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고 대형 이동스마트 단말기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생산 역시 과거의 대량 생산체제가 아니고 개별 맞춤형 제작을 위한 스마트제조가 미래의 발전추세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볼보가 모회사인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볼보자동차

중국 당국이 스마트자동차 육성책을 마련중인 배경이기도 하다. 우웨이 발개위 처장은 “핵심 자동차기업, 인터넷 선두 기업, 주요 과학기술 연구소 등의 역량을 모아 국가 스마트자동차 혁신 플랫폼 구축을 서두를 것”이라며 “기초 표준을 제정하고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는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기차 육성정책은 중국이 2030년까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생산량 비중을 20%로 늘리고, 탄소배출량을 2030년을 정점으로 줄여나가겠다고 국제사회에 내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존 정 LMC오토모티브 디렉터는 중국이 2040년까지는 신에너지자동차와 탄소배출 감축에 있어 유럽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는 길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미국에 대비되는 행보로 중국의 글로벌 리더쉽을 부각시키는 효과 뿐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에 의한 심각한 스모그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전기차 육성정책을 잇따라 내놓는 배경이다.

◆전기차 시대 대비 합종연횡 빨라지는데 현대차는?

중국에서는 이미 자동차 업계에 전기차 사업 합작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6월 폭스바겐과 장화이(江淮)자동차가 전기차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베이징자동차그룹 계열사인 베이징 신에너지자동차에 지분투자하는 계약을 6월에 맺은데 이어 7월엔 베이징자동차그룹과 50억위안을 증자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사인 베이징벤츠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창저우 공장이 납품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 일부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로 최근 가동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창저우(허베이)=오광진 특파원

2010년 포드자동차로부터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한 중국 최대 민영자동차업체인 지리자동차는 7월에 볼보와 전기차 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합작사를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볼보는 2019년부터 가솔린과 디젤 자동차 신 모델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선 재규어랜드로버 스바루 등 전통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판매 중단 시간표를 공표하는 자동차회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합종연횡의 배경은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지난해 전세계에서 팔린 77만 4000대의 전기차 가운데 53%를 차지했다며 내년에 중국에서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해 75만대를 생산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에너지자동차 산업이 구조적 과잉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고도 중시해야한다”(신궈빈 부부장)는 경고가 나올만큼 업계의 전기차 투자가 공격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합종연횡의 또 다른 배경은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전기차 쿼터를 채우지 못하게 된 전통 업체들이 전기차 업체로부터 우선 구매권을 얻기 위한 정지 작업 성격도 강하다는 게 중국언론들의 지적이다. 포드자동차는 전기차 개발에 매달려온 종타이자동차와의 합작을 통해 쿼터를 채울 수 있는 전기차 크레디트 우선 구매권을 확보했다.

공업정보화부가 공개의견 수렴을 위해 6월에 공개한 초안에 따르면 전기차 크레디트 비중을 2018년 8%, 2019년 10%, 2020년 12%로 늘려야한다. 다국적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에서 전기차에 대한 쿼터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중국에서 전기차 생산 판매에 들어가지 못한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쿼터 채우기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현대차는 중국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가 이미 다임러크라이슬러 등과 전기차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최근 협력업체 관리를 놓고 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전기차 합작을 위해 새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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