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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어마에 '플로리다 대탈출'…"2060만 대피준비"

주지사 "대피령 무시 말라…목숨은 다시 못구해"
한푼도 못챙긴 주민도 수두룩…긴박한 대피현장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09-09 11:34 송고
허리케인 '어마'에 대비해 탈출에 나선 미국 플로리다 주민들. © AFP=뉴스1
허리케인 '어마'에 대비해 탈출에 나선 미국 플로리다 주민들. © AFP=뉴스1

카리브해를 휩쓸고 지나간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미국 플로리다주로 향하고 있다. 2060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의 대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플로리다 주민들은 상점 창문에 판자를 덧대고 집 주위에 모래주머니를 두르는 등 대규모 대피 행렬에 가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카리브해를 쑥대밭으로 만든 어마는 지난 1992년 65명을 숨지게 한 허리케인 '앤드류' 때보다 더 심한 피해를 낼 것이라고 앞서 미 기상당국이 경고했다.

어마는 가장 강력한 등급인 5등급에서 밤새 4등급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4등급도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의 위력이다.

지금 어마가 뿜어내는 강풍의 최고시속은 150여마일(약 240㎞). 플로리다에 일어날 폭풍 해일은 최대 8m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현지 정부는 전체 거주민에게 대피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릭 스캇 플로리다주지사는 50만여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의무 대피령을 내렸지만 해당 지역 이외의 2000만명 주민 모두가 대피 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피령을 무시하지 말라. 모든 플로리다인들이 곧 대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명심하라. 집은 다시 지을 수 있지만, 목숨은 다시 구할 수 없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국립기상청(NWS)의 대피 권고도 시간이 갈수록 절박해지는 모양새다. 이에 플로리다 반도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교통 정체와 연료 부족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

어마를 피해 북쪽으로 이동하려는 주민들의 '대탈출'이 시작된 것이다.

플로리다주 주민들이 '어마'를 피해 대피 중이다. 진행 경로인 남부를 피해, 북쪽으로 향하는 도로만 꽉찬 모습이 인상적이다. © AFP=뉴스1
플로리다주 주민들이 '어마'를 피해 대피 중이다. 진행 경로인 남부를 피해, 북쪽으로 향하는 도로만 꽉찬 모습이 인상적이다. © AFP=뉴스1

국립기상청은 "플로리다 키스제도에 안전한 곳이란 없다"면서 "당신에겐 아직 도망칠 시간이 남았다"고 경고했다. 키스제도는 어마의 피해를 가장 빠르고 크게 볼 지역이자 남부 저지대다.

몇몇 주민들은 차량 지붕에 매트리스와 가스가 든 캔, 카약을 칭칭 감는 등 철저한 대비를 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몇몇은 씻을 시간도 없이 황급히 뛰쳐나왔다고 했다.

급박한 대피 권고에 따라 거주지를 떠난 키스제도 북부 주민 올랜도 레예스(82)는 "정말 무섭더라"면서 "한 푼도 챙길 새 없이 나와야 했다. 씻을 수도 없었고, 소지품을 갖고 나올 틈도 없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마의 진행 경로에 놓인 지역 주민들에게 "우리가 목격한 그 어느 것보다 크고 방대한 규모의" 위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진행 경로에서 안전하게 도망치라"고 권했다.

앞서 어마는 카리브해를 할퀴며 최소 17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생바르텔레미와 같은 작은 섬에선 60%의 주택을 파괴했다. 통신과 전력망이 망가졌고 뒤집힌 차량이 묘지에서 발견되는 등 일대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어마는 8일 오후 5시 기준 쿠바 북부 경계와 바하마 중부에 접해있으며 서쪽으로 시속 12마일(약 19.3㎞)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이후 어마는 9일 저녁 플로리다 남부 키스제도를 강타할 예정이다. 플로리다 본토를 휩쓰는 건 그 이후다.

견공이 8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 대피소에서 애완견 전용 케이지로 들어가길 거부하고 있다. © AFP=뉴스1
견공이 8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 대피소에서 애완견 전용 케이지로 들어가길 거부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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