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에서 총 쐈다"..5·18 특조위, 발포 명령 규명할까
<앵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의혹, 그리고 전투기가 출격 대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다음 주부터 국방부가 특별조사를 벌입니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그 날의 진실이 이번엔 규명될지 조사 내용을 장훈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광주에서 총포상을 운영하는 홍란 씨는 37년 전 5월 27일 아침을 또렷이 기억한다고 합니다.
8살 아들을 찾으러 대문을 나섰다가 헬기에서 총을 쏘는 걸 봤다고 했습니다.
[홍 란/헬기 사격 목격자 : 헬기가 내 머리 위에 빙빙 돌아다니면서 무서워서 이러고 있는데 (헬기에서 쏜 총에) 흙이 푹푹 파져서… 내가 총 장사를 하니까 (잘 알죠.)]
달아나던 홍 씨는 지상에서 계엄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습니다.
[홍 란/헬기 사격 목격자 : 정신은 있어요, 말은 다 들려. 후두부 뒤 1mm를 남겨 놓고 실탄이 (머리를) 뚫고 갔어요.]
홍 씨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5월 27일은 계엄군이 도청과 근처 전일빌딩 등지에서 마지막 진압 작전을 한 날입니다.
그 전일빌딩에서 총탄 흔적 193개가 발견됐고 국과수는 헬기 사격의 결과로 판단했습니다.
"헬기로 무장 폭도들을 사격 소탕하라"는 당시 군 명령서가 공개되기도 했지만, 군 관계자들은 지금까지도 헬기 사격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 연구소 교수 : (신군부는) 생명의 위협에 처해 있다 보니까 부득이하게 사격을 했다고 했어요. (그런데) 헬기 사격은 자위권의 개념하고는 전혀 다른 성격이니까.]
오는 11일부터 11월 말까지 활동하는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는 헬기 사격에 관한 조사를 통해 발포 명령 등 핵심 의혹을 좇아가고 전투기가 광주로 출격하기 위해 무장 대기했다는 증언의 진위도 추적하게 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최준식, 영상편집 : 박정삼)
장훈경 기자ro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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