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도시어부’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이 첫 출항에서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고기 수확으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신선한 조합이 주는 재미로 시청자를 낚는 데 성공하며 이들의 다음 출항을 기대케 했다.

지난 7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새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가 첫 방송됐다.

‘도시어부’는 연예계 대표 낚시꾼인 배우 이덕화, 코미디언 이경규, 래퍼 마이크로닷이 자신들만의 황금어장으로 낚시 여행을 떠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덕화가 30년간 애용했다는 전라북도 부안군 왕포로 낚시를 떠난 이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덕화가 200마리를 장담한 것과 달리 세 사람은 오랜 시간 큰 수확 없이 땡볕 아래 앉아있었다. 동생들이 지쳐가는 것을 본 이덕화는 그들을 보낸 후 홀로 남아 낚시를 이어갔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0마리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반나절의 낚시 끝에 세 사람이 낚은 물고기는 10마리 남짓. 기대한 200마리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이었지만 ‘도시어부’는 소소한 재미를 낚았다. 이덕화, 이경규에 젊은 피 마이크로닷이 합류하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조합이 완성됐고, 이들은 의외의 ‘케미’를 자아냈다. 또한 그간 알지 못했던 이들의 새로운 모습은 색다른 즐거움을 안기기도 했다.

먼저 연예계 대표 낚시꾼 이덕화는 첫 출조에서 ‘0마리’를 낚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만만해하던 초반과 달리 이후엔 점차 초조해하더니 결국 “쪽팔린다”며 낚시꾼의 체면이 구겨진 것을 인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생각처럼 잡히지 않는 고기에 계속해서 동생들의 눈치를 보는 등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낚시 이후 숙소에 가서도 그는 손질한 생선을 전해주고 냄비를 닦는 등 사소한 일이라도 돕겠다고 나서며 친근하게 동생들에게 다가갔다.

타 프로그램에서는 ‘큰 형님’으로 통하는 예능 대부 이경규도 이덕화 앞에선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동생들의 뒤에서 받쳐주거나 호통을 치는 개그 대신 이덕화에게 깐족거리는 둘째가 됐다. 또 이경규는 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이덕화와 연신 티격태격 ‘케미’를 만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이경규는 단골 횟집에서 레시피를 배워와 이덕화, 마이크로닷을 위해 난생처음 매운탕 끓이기에 도전해 훈훈함을 안기기도 했다.

생소한 조합에 큰 몫을 한 마이크로닷은 존재만으로 신선함을 줬다. 그는 ‘낚시 천재’의 모습으로 이덕화와 이경규를 감탄케 한 것은 물론, 직접 회칼 세트까지 챙겨 와 물고기 손질까지 능숙하게 해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낚시부터 손질까지, 물고기와 관련해서는 전문가 포스를 뿜어낸 그는 전기밥솥에 코드를 안 꽂고 밥을 짓는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허당 매력을 드러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호통치고 버럭 하는 형님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천진난만함을 뿜어내며 색다른 조합에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각각 55년, 30년, 18년 경력의 도시 어부들인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은 시종일관 낚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왠지 모를 편안함을 주기도 했다. 긴 녹화 시간, 먼 곳까지 가는 것에 대해서도 이들은 전혀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또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오히려 즐거워했다. 생소한 ‘낚시’를 소재로 한 만큼,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미소 짓게 했다.

앞선 제작발표회 당시 이경규는 “낚시 잘 모르시는 분도 방송 보면 재밌으실 거다”라고 말해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 이날 방송은 빠른 전개와 긴박감보단 고기를 기다리는 세 사람의 정적인 모습이 주를 이뤘음에도 프로와 허당을 넘나드는 색다른 세 사람의 매력으로 낚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소소하게 웃음 지으며 볼 수 있는 방송이 됐다. 프로그램을 통해 낚시의 재미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들이 낚시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웃음까지 낚아채 계속해서 순항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