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알아듣고 길 안내 척척 'AI 내비게이션'
[경향신문] ㆍSKT, AI ‘누구’ 탑재 대화형 내비게이션 ‘T맵x누구’ 서비스
#1. “아리아, 코엑스로 가자.”(이용자) “몇 번째 장소로 가시겠어요?”(아리아) “세 번째.”(이용자) “코엑스 서문주차장으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오후 7시27분 도착 예정입니다.”(아리아)
#2. “아리아, 근처 제일 가까운 주유소 찾아줘.”(이용자) “가는 길에 있는 가까운 주유소를 찾았어요. 몇 번째를 찾아갈까요?”(아리아) “첫 번째.”(이용자)
말로 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이 나왔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보편화됐지만 목적지를 바꾸려면 화면을 터치해야 한다. 갑자기 전화가 와서 화면을 가리면 방향을 알 수가 없고 운전 중에 길을 잘못 들어도 화면을 터치해야 정보를 다시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 음성인식 인공지능으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SK텔레콤은 7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의 AI ‘누구’를 탑재한 차세대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x누구’를 선보였다. 음성인식 AI 기기 없이 T맵 애플리케이션(앱)만 있으면 사용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기존 T맵은 단순히 한두 단어의 음성을 인식해 검색을 지원하는 수준이었다. 이제 T맵에 ‘누구’가 탑재되면서 운전 중 화면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목적지를 새로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운전 중에도 주변의 가장 저렴하거나 가까운 주유소나 주차장, 화장실을 찾을 수 있고, 사고 상황 등 교통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볼륨을 조절하고, T맵을 종료하는 것도 화면 터치 없이 음성으로 가능하다. T맵의 진화에는 향상된 음성인식 성공률이 한몫했다. 집이나 사무실과 달리 자동차 주행 환경은 소음이 심해 음성인식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음성인식 성공률은 시속 40㎞ 이하에서는 96.3%. 시속 80㎞에서 92.5%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날 시연에서도 T맵은 시속 40㎞ 안팎의 주행 중 오류 없이 운전자의 목소리를 정확히 인식했다.
‘누구’가 탑재되면서 T맵에서도 AI 스피커 ‘누구’가 제공하는 30여 가지 기능 중 10가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프로야구 경기 결과, 주요 뉴스 브리핑, 라디오 듣기, 날씨 등은 T맵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만으로 사용 가능하다. ‘누구’ 앱을 추가로 설치하면 음악 감상과 일정 조회까지 할 수 있다. 특히 음악 감상의 경우 한 곡을 지정할 수도 있고 가을 음악, 여행 음악, 최신곡 톱10과 같이 특정 테마를 지정할 수도 있다.
T맵은 지난해 7월부터 타 통신사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SK텔레콤 이상호 AI사업단장은 “전 국민이 T맵을 통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자동차뿐 아니라 홈, 레저 등 다른 생활 영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T맵x누구’의 음성인식 기능이 운전 중 교통사고를 줄이고 운전자의 AI 비서 역할을 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T맵x누구’는 이통사와 관계없이 원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구글 플레이에선 15일부터 가능하다. 기존 이용자 업데이트는 갤럭시S7과 S7엣지 이용자를 시작으로 15일까지 안드로이드폰 전 모델에 적용된다. 아이폰 사용자는 10월에 업데이트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T맵x누구’ 기본 설정은 터치 구동으로 돼 있지만, 환경 설정을 통해 ‘음성 구동어(Wake Word)로 시작하기’를 택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11월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 T맵 사용 중 걸려 온 전화를 음성만으로 받거나 운전 중 발신자에게 도착 예정 시간이나 ‘운전 중’이라는 문자를 보내는 신규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커피 주문 등 커머스 기능 추가도 검토 중이다. 12월에는 IPTV Btv에도 ‘누구’를 탑재할 계획이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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