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분쟁..만나지 않는 평행선

임영택 2017. 9. 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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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게임이라면서 왜 같은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나. 과거 구매한 패키지 상품에 대한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 일반 소비자 가격은 1만6500원이지만 PC방 시간당 과금은 오버워치와 동일하게 받는 것도 문제다.” -PC방-

“‘리마스터’는 그래픽만 바뀐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배틀넷 기술이 적용되는 등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 작품이다. ‘리마스터’를 원하지 않는다면 차단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블리자드-

지난 8월 15일 출시된 실시간 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놓고 분쟁 중인 PC방 업계와 블리자드가 만난 첫 공식 자리가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한 채로 끝났다. PC방 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블리자드를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소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양측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과 소상공인연합회의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해외 게임사 국내 PC방 과금 논란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PC방 업계는 블리자드가 최근 출시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기존 ‘스타크래프트’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PC방 업계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라이언트가 동일해 자동으로 리마스터를 서비스하게 되고 전작과 동일한 게임을 새 게임처럼 포장해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 리마스터 버전을 구매한 이용자도 PC방 이용시 과금이 이뤄져 이중과금이 발생되고 있으며 다른 게임에 비해 소비자 가격이 절반 이하인 리마스터 버전의 PC방 과금이 동일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한국과 같은 PC방 과금 모델이 없다는 점을 들어 국내에서도 PC방에서는 과금을 하지 않아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블리자드는 리마스터 버전을 제공하고 싶지 않다면 PC방 업주들이 설정 변경을 통해 중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리마스터 버전 이용을 강제하지 않고 선택권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만 PC방 과금 모델이 적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PC방 과금 모델 자체가 블리자드가 한국에 진출할 당시부터 존재했던 사업모델로 한국 시장에 맞게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개인 라이선스용 제품을 상업용으로 이용할 수 없기에 PC방 제공을 위해서는 필요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 핵심은 ‘돈’…PC방 “제2, 제3의 리마스터 ‘우려’”

이날 현장에서는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달라 전혀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핵심은 돈으로 풀이된다.

PC방 입장에서는 약 19년간 유료과금 없이 서비스 해온 기존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최신 온라인게임처럼 시간당 과금이 적용되면서 발생하는 부담이 무섭다. 특히 ‘디아블로3’, ‘워크래프트3’ 등의 과거 블리자드의 게임이 또 리마스터될 경우 더욱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이상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서울지부장은 “(우리가) 19년 동안 잘 키운 딸을 어느 날 화장해주더니 돈을 달라는 격”이라며 “앞으로 ‘디아블로2’나 ‘워크래프트3’도 분칠을 할텐데 빨대를 꽂으려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블리자드는 2년 동안 다수의 개발진을 투입해 신작 게임처럼 개발했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리마스터 버전을 과거 ‘스타크래프트’와 동일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원작 ‘스타크래프트’는 리마스터 버전 출시 전에도 PC방 점유율이 3% 이상의 최상위 인기 게임이었다. 일반적인 국내 PC온라인게임이라면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만으로 월 6억 원 이상의 매출(게임트릭스 일이용시간 추정치로 역산)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는 패키지 판매 외에는 추가 매출이 발생하는 게임이 아니었다.

블리자드 전동진 상무는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는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춘 것”이라며 “한국 PC방 시장의 일반적인 사업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중요해졌다. 현재 PC방 업계는 블리자드가 PC방에게 반강제적으로 리마스터 PC방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황이다.

이날 참석한 공정거래위원회 박기흥 서울사무소 경쟁과장은 “현재 법 적용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블리자드와 PC방 업계가 합의점을 도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이번 간담회는 첫 자리인 만큼 양측이 지속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할 수 있는 추가적인 간담회가 개최될 수도 있다.

이와관련 김병욱 의원은 “첫 간담회인 만큼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됐을 것”이라며 “대안을 제시하고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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