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일 계속할 생각 없냐" 파리바게뜨 노조탄압 의혹

노조 가입 방해에 노조 행사 감시까지.. 파리바게뜨 "본사와 무관한 일" 주장

지난달 31일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설립보고대회 행사장 주변에서 발견된 파리바게뜨 협력사 직원. (사진=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제공)

제조기사(제빵·카페기사) 불법파견 및 임금꺾기 논란에 휩싸였던 파리바게뜨가 이번에는 이들의 노조 활동을 막기 위해 부당노동행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파리바게뜨 제조기사(제빵, 카페기사)들의 노동조합 가입 및 조직에 대해 본사와 협력사가 조합원들을 사찰하고 가입을 방해, 탈퇴를 종용·협박하는 등 광범위하게 부당노동행위를 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파리바게뜨에서는 가맹점 제조기사들이 업무지시를 내리는 본사나 가맹점이 아닌 협력업체에 고용된 채 불법파견됐고, 이들의 퇴근시각을 조작해 연장근로수당을 빼돌리는 '임금꺾기'도 자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파리바게뜨 본사를 포함해 협력업체, 가맹점 및 일부 직영점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한 바 있다.

이후 파리바게뜨 제조기사들은 지난달 17일 주로 식품사업장 노동자들이 가입하는 민주노총 화학섬유산업노조(화섬노조)에 가입해 파리바게뜨 지회를 설립했다.

그런데 이 대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파리바게뜨 협력사는 물론, 본사까지 나서서 노조가입을 방해하고 탈퇴를 강요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벌였다는 것이다.

이 대표와 정의당이 확보한 증언 및 증거자료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본사 과장과 협력사 BMC(관리자)가 제조기사를 상대로 '너 일 계속 할 생각 없는 거냐', '○○지역으로 다시 이사 갈 거냐' 등의 발언을 하며 노조에 가입하지 않도록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조기사들에게 사측이 전화를 하거나, 이들의 SNS까지 확인하면서 노조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방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달 31일 노조설립 보고대회가 열리자 행사장 인근에서 협력사 관계자들이 발견되는 등 각종 노조 행사 및 노조원 동태를 감시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사측이 제조기사에게 "노조 가입비를 줄테니 노동조합 내부사정을 알려달라"며 '프락치' 행위를 종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과정에는 비단 협력사 관리자 외에도 본사 QSV(관리자)가 직접 점포를 돌며 노조가입 여부 등을 확인하는 등 본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대표는 협력사 소속인 지원기사가 실제로는 본사 소속 직원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본사 QSV(제조기사 관리) 업무를 병행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협력사가 사실상 본사의 지배관리 아래 있는 위장도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 본사 관계자는 "제조기사의 고용 및 노조 설립 문제는 가맹점 업주와 협력업체 간의 문제로 본사가 관여할 수도, 관여할 필요도 없다"며 "부당노동행위 의혹은 정의당 측의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더구나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파리바게뜨 측은 이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 본사가 나서서 노조 활동을 방해할 리가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조기사들의 실질적 사용사업주라는 입증자료는 충분히 가지고 있고, 노동부 장관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간 문제 제기에 상당부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힌바 있다"며 "대통령께서도 직접 이러한 위법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노동부가 철저히 조사해서 엄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