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속보] 또 집배원 사망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유서

이유진 기자 2017. 9. 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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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족 제공

‘살인노동’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집배원이 또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6일 전국집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서광주우체국 소속 이모 집배원이 전날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망했다. 유족이 공개한 유서에는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고 적혀 있다.

집배노조 관계자는 “고인은 한달 전 교통사고가 났다”면서 “우체국에서는 사람이 없으니깐 고인이 다 낫기도 전에 매일 오라고 전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추석 전이라서 집배원들이 일년 중 가장 바쁜 시기”라며 “전국에서 온갖 농산물과 선물들이 왔다갔다해서 바쁘니까 우체국 측에서 빨리 들어오라고 압박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집배원 사망사고는 지난 5년간 76건이 일어났고, 올해에만 자살·교통사고·심혈관 질환 등으로 1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7월 사회진보연대가 발표한 ‘전국 집배원 초과근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집배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 연평균 노동시간은 2888.5시간이다.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으로 일반 노동자보다 1주에 12시간(연간 621시간)이 더 길다.

우정사업본부는 장시간 노동에 내몰린 우체국 집배원들의 근무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282명을 증원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증원된 282명은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6월 ‘집배원 근로시간 단축 대책’에 따라 하반기 증원하기로 한 100명에 182명을 추가한 것이다

전국집배노조 소속 집배원들이 지난 6월 18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전국우정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열고, 집배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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