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중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는 피해를 입은 이른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 사상경찰서가 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당 경찰서 홈페이지에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찰은 여중생 폭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2일 확보했지만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CCTV 영상 소유주는 “경찰이 ‘오픈하면 안 된다. CCTV 전원을 내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한 시민들은 부산 경찰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찾아 “자기 자식이 머리가 찢어져도 그렇게 수사할 건가?”, “학교 폭력 꼭 막겠다더니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아직도 이런 썩어빠진 경찰들이”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하고 있다.
앞서 한 매체가 전한 피해 학생 어머니 인터뷰에 따르면 어머니 A씨는 피투성이 된 자신의 딸 사진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에 돌아다녀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했지만 경찰은 ‘알았다’ 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 사상경찰서는 “피해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를 구속시킬 수 없고 가해 학생이 미성년자라 법적으로 심야 조사를 할 수 없었다”며 “양측 조사를 마친 만큼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일 오후 8시 30께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 골목에서 A양과 B양 등 4명은 다른 학교 C양을 폭행했다. 이날 폭행은 1시간 넘게 지속됐으며, 이 과정에서 C양은 머리 2곳과 입안 3곳이 찢어지는 등 온몸이 피투성이가 됐다.
한편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폭행을 가하면서 "(피해 여중생이) 피를 흘리니까 (가해자들이) ‘피 냄새 좋다. 더 때리자’고 그랬다“면서 ”피 튀기면 ‘더럽게 왜 피 튀기냐’며 또 때렸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디지털뉴스본부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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