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와의 맞대결에서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LA 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6일(아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5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는 연장 10회초 저스틴 터너의 송구실책으로 2점을 헌납한 다저스가 1-3으로 패하며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직전 등판의 부진을 씻고 다시금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간 류현진은 시즌 전적을 5승7패로 유지한 채 평균자책점을 3.71에서 3.59로 낮췄다. 한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김현수는 뉴욕 메츠전에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고(타율 .234)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가 우천 순연되며 7일 더블헤더에 나선다.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류현진의 선발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선발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초반부터 전력투구, 3회까지 삼진 6개 잡은 코리안 몬스터

다저스는 5일 홈팬들 앞에서 애리조나에게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타선은 애리조나 선발 로비 레이에게 7.2이닝 동안 14개의 삼진을 당하며 무득점에 그쳤고 5명의 투수가 애리조나 타자들에게 6개의 홈런을 맞으며 13점을 내줬다. 특히 애리조나의 4번 타자 J.D. 마르티네스는 빅리그 역사상 18번째로 4연타석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애리조나는 6일 경기에서 팔꿈치 통증이 있는 류현진의 '천적' 폴 골드슈미트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대신 라인업에 8명의 우타자를 배치해 좌완 류현진에 대비했다. 옛 동료 잭 그레인키를 상대하는 다저스는 코리 시거와 야시엘 푸이그가 빠지고 애드리안 곤잘레스, 안드레 이디어 등 왕년(?)의 주전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배터리 호흡은 주전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 맞췄다.

지난 8월 31일 경기에서 1회부터 3점을 내주며 힘든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류현진은 이날도 1회 1사 후 크리스 아이아네타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겼다. 특히 물이 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마르티네스를 2구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안정감을 뽐냈다. 애리조나의 선발 그레인키도 다저스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류현진은 2회에도 1사 후 골드슈미트 대신 1루수로 출전한 다니엘 데스칼소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직전 경기에서 류현진에게 선제 홈런을 때렸던 아담 로살레스를 삼진, 8번 케텔 마르테를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추가진루를 막았다. 류현진은 3회 그레인키, 크리스토버 네그론, 아이아네타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3회까지 아웃카운트 9개 중 6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다저스는 3회말 공격에서 이디어의 볼넷과 류현진의 보내기 번트, 그레인키의 폭투를 묶어 안타 없이 2사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크리스 테일러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직선타가 되면서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3회까지 무피안타로 애리조나 타선을 막았던 류현진은 4회 1사 후 2루타 2방을 얻어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어진 1사 2,3루 위기에서는 로살레스를 삼진, 그레인키를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직전 등판의 악몽을 씻어낸 6이닝 7K 1실점 호투

류현진은 5회 1사 후 아이아네타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종아리에 공을 맞았지만 흔들림 없이 아웃카운트를 처리하며 투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2사 후 A.J. 폴락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마르티네스의 커다란 플라이 타구가 펜스 앞에서 좌익수 이디어에게 잡히며 5회를 무사히 마쳤다. 4회까지 그레인키에게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한 다저스는 5회 선두타자 그랜달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5회까지 81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브랜든 드루리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4회 류현진에게 적시타를 때렸던 데스칼소를 병살로 처리하며 주자를 지웠고 이어진 로살레스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시즌 6번째, 그리고 후반기 4번째 퀄리티스타트 경기를 완성했다. 류현진은 7회 로스 스트리플링으로 교체되며 승패 없이 이날의 투구를 마쳤다.

류현진은 지난 8월 31일 애리조나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면서 선발 경쟁에 상당한 어려움에 빠졌다. 따라서 이날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완급조절 없이 전력투구를 펼쳤다. 그 결과 최근 11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6.7득점을 올렸던 애리조나 타선을 6이닝3피안타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7이닝4피안타1실점을 기록한 연봉 3400만 달러의 그레인키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훌륭한 투구 내용이었다.

물론 류현진의 이날 투구가 100%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상대하는 타자들마다 지나치게 신중한 투구를 이어가다 보니 불리한 볼카운트로 타자를 상대하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투구수도 늘어났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 5월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6볼넷)이후 가장 많은 5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물론 많은 볼넷에도 단 1점으로 막은 것은 그만큼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최근 다르빗슈 유와 마에다 켄타, 알렉스 우드 등 선발 투수들이 차례로 부진한 투구를 펼친 가운데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애리조나와의 직전 등판 부진을 씻어내고 후반기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이날까지 후반기 2승 1패 2.60(45이닝 13실점)의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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