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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관련 영화 중국서 대박, 한국서는 상영도 안돼

한중합작 영화인데 한국에서는 개봉관도 못찾아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9-06 14:28 송고 | 2017-09-06 14:58 최종수정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현재 삶을 조명한 중국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달반 만에 600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등 대박이 났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22’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8월 14일 개봉된 이후 5일 현재 약 6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22는 위안부 출신 할머니 22명의 현재 삶을 그렸기 때문에 붙여진 제목이다.

궈커(郭柯) 감독은 이같은 상업적 성공에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궈감독은 “공산당이 위안부 관련 문제를 역사적으로 창피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검열에서 걸릴 것이라며 친구들이 제작을 만류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이 영화는 당국의 검열을 통과했고, 최초의 위안부 관련 영화가 됐다.

이 영화는 국제 위안부의 날인 8월 14일 개봉됐으며, 5일 현재 600만 명 이상이 관람해 1억6000만위안(277억원)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렸다.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사상 최초로 1억위안을 돌파했다. 

위안부 생존자 22명의 일상생활을 다큐로 담은 이 영화는 상영시간이 95분이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소소한 일상생활을 담았다. 촬영 시기는 2014년이었고, 다큐에 출연한 할머니 중 현재 생존자는 8명뿐이다.

22는 궈감독의 두 번째 위안부 관련 다큐다. 그는 2012년 ‘32’란 다큐를 제작했었다. 등장하는 위안부 할머니가 32명이다. 이는 당시 개봉관에서 상영되지 않았다. 상영시간이 43분으로 너무 짧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중국의 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상영됐다.

그러나 궈감독은 이 영화로 2013년 중국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영화상을 받았고, 2014년 미국 다큐 영화제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그는 32에 이어 22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제작비가 없었다. 그는 영화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상에서 100만위안의 자금을 모집했다. 3만 명 이상이 동참했고, 상당한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당시 한국에서도 펀딩이 이뤄졌다.

영화가 개봉관에서 상영을 시작한 날에는 전체 상영관의 1.5%만 배당됐었다. 그러나 영화가 인기를 끌자 일주일 후 10%로 늘었다.

궈감독은 위안부 관련 영화는 시간싸움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대부분 90이 넘어 오늘내일하기 때문이다. 

궈감독의 영화는 할머니들이 옛날을 회상하는 부분은 별로 없다. 그들의 현재의 삶을 다룬다. 그는 “할머니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 할머니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 없이 할머니들의 현재 생활을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밝혔다. 

궈감독은 “영화로 올린 수입은 위안부 할머니 출연료로 드리는 한편 위안부 관련 연구 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2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다큐부문에 초청된 것을 비롯,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제21회 서울인권영화제, 제8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등에 초청됐었다.  

한편 22의 한국측 합작사는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이다.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는 궈감독이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초기 제작비의 약 30%를 투자하고 책임프로듀서로서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개봉관을 찾지 못하는 등 외면을 받아 한국 개봉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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