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즈벡] 악몽 꾸던 김민우, 염기훈 들어오자 살아났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09.06 01: 57

전반까지 악몽을 꾸던 김민우가 소속팀 동료 염기훈(이상 수원 삼성)이 들어오자 살아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최종 10차전서 우즈벡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승점 15)은 천신만고 끝에 2위를 유지하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숙적' 이란이 도왔다. 조 3위 시리아(승점 13)가 이란을 잡았다면 한국은 조 3위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란이 0-1 열세를 뒤집고 2-2 무승부를 만들며 위기의 한국을 구했다.

고요한은 우즈벡전에 가장 주목 받는 태극전사였다. 그는 5년 전 우즈벡 원정서 잊지 못할 악몽을 꿨다. 2012년 9월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서 우측 풀백으로 나섰지만 그라운드 사정에 맞지 않는 축구화를 신어 홍역을 앓았다.
기량보다는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 당시 고요한은 경기가 펼쳐진 그라운드의 사정을 모르고 쇠뽕을 놔두고 잔뽕(일명 고무창)으로 된 축구화 한 켤레만 가져갔다 큰 낭패를 봤다. 그라운드에 수 차례 넘어지며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42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5년여 만에 우즈벡 원정 그라운드를 밟은 고요한은 무난한 경기를 펼쳤다. 다만 뚜렷한 색깔을 내지 못했다. 한 두 차례 실수도 범했다. 5년 전 악몽을 지웠다고 하기엔 2% 아쉬움이 남았다.
고요한의 부진은 왼쪽의 김민우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김민우는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공수 양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컸다. 김민우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1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좌측 윙백으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수원의 반등에 큰 힘을 보탰다.
김민우는 태극마크를 달자 완전히 딴 선수가 됐다. 3만여 명 우즈벡 국민들의 함성과 부담감에 억눌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원에서 보여주던 공격적인 재능은 전반 막판 권창훈에게 올린 땅볼 크로스와 후반 중반 이근호의 슈팅에 연계한 장면이 유이했다.
김민우는 소속팀서 한솥밥을 먹는 염기훈이 그라운드를 밟자 또 한 번 탈바꿈했다. 둘은 왼쪽에서 찰떡호흡을 과시했다. 김민우는 염기훈과 호흡으로 2~3차례 위협적인 크로스를 배달했다. 전반에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장면이었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에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적론이지만 후반 19분 나온 염기훈을 선발로 투입했더라면 어땠을까. 신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는 손흥민(토트넘)은 이란전에 이어 우즈벡전서도 보여준 것이 없었다./dolyng@osen.co.kr
[사진] 타슈켄트(우즈벡)=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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