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이 5일 결렬됐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채권단회의)를 열고 중국 투자사 더블스타가 제시한 가격 인하 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주식매매계약(SPA) 해제 합의서를 빠르면 오는 8일쯤 더블스타에 보낼 예정이다. 더블스타가 동의 서명을 하면 매각이 최종적으로 무산된다. 재협상 의사를 밝힐 경우 협상이 재개된다.

채권단에 따르면 더블스타 측의 무리한 요구가 협상 결렬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블스타는 협상 과정에서 금호타이어가 3분기에 또 손실이 나면 추가로 800억 원을 인하하고 실적 악화에 따른 매매계약 해제 권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더블스타의 추가 가격인하 요구(2350억원)에 채권단과 더블스타간 맺은 기존 SPA에 반영된 우발 채무 보상 조건(1550억원)과 상표권 사용료 차액 보전분(최대 2700억원) 등을 더하면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은 최대 2950억원으로 낮아진다. 이런 가격은 시장에서 당초 1조원~9000억원 내외로 상정하던 매각 가격에 비해 크게 낮은 액수라 사실상 채권단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란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금호타이어 영업이익은 2017년 상반기에 507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6년과 2015년에는 각각 1200억원과 135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5년간 구조조정 금지 및 고용보장, 노조와의 협의체 구성, 국내 사업장 유지 및 신규투자 등 회사 중장기 발전을 위한 조치사항 등을 요구했다. 더블스타는 이런 요구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이날 금호타이어측에도 자구계획안을 오는 12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이는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자구계획안에는 유동성 문제 해결, 중국 사업장 정상화, 국내 신규투자 및 원가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자구계획안을 제출하지 않거나 주주협의회 평가 결과 자구계획안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되면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 해임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직원 월급을 줄 자금이 없어 채권단에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당좌대월 자금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금호타이어는 이 달말 만기되는 1조3000억원 여신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