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연골세포를 건강하게 재생
누적투여 6000건… 해외진출 시동
누적투여 6000건… 해외진출 시동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동종(타가) 줄기세포 치료제다. 카티스템은 태반과 탯줄에 있는 혈액인 '제대혈'에서 유래한 '간엽줄기세포'를 주원료로 하며, 자가 줄기세포와 달리 줄기세포 채취를 위한 수술이 필요 없고 사전에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2012년 1월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연골 결손 치료'를 적응증으로 카티스템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11년 동안 270억원 투자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카티스템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로 재직하던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가 지난 2001년부터 하철원 삼성서울병원 교수(정형외과)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양 대표는 줄기세포 치료제라는 개념도 생소했던 시기부터 11년 동안 임상에 약 270억원을 투자하며 카티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관절염 치료제가 통증 완화 및 일시적인 기능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춘 반면, 카티스템은 손상된 연골세포를 자연 상태의 건강한 연골로 재생시킬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주로 시행하는 인공관절 수술과 달리, 치료 효과가 영구적이고 인공물을 집어넣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수술은 무릎을 절개한 후 뼈에 구멍을 뚫고 약제를 도포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외에서는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4년 1월 서울의 한 정형외과에서 오른쪽 무릎에 카티스템 투여 수술을 받은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당초 유럽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수술 후 골프나 테니스 등 취미를 즐기기 위해 무릎 연골 재생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카티스템을 선택한 것. 치료 10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은 그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수술을 받을 당시에는 한쪽 다리를 끄는 듯이 걸었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통증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볍게 뛸 수도 있다"며 "한국으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무릎 수술이 단연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누적 투여 6000건 돌파…해외 진출도 시동=카티스템은 허가를 위한 기존 임상에서 97.7%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 허가 이후에도 임상 3상 환자를 대상으로 작년 5월 마무리한 5년 장기추적 임상에서 무릎 통증·기능성·활동성 평가(IKDC), 골관절염 증상 평가(WOMAC), 통증지수 평가(VAS) 등이 대조군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임상에서 약물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은 1건도 발견되지 않아 장기적인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카티스템은 국내에서 판매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카티스템은 투여되는 약병(바이알) 기준으로 지난 2012년 224건, 2013년 652건, 2014년 956건, 2015년 1236건, 지난해 1770건으로 매년 빠르게 실적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1065건에 이어 지난 7월 206건을 기록하면서 허가 이후 누적 6000건을 돌파했다. 또 지난 7월 처음 월 2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에도 200건 이상 투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티스템은 현재 국내에서만 약 40개 종합병원, 350개 정형외과 등 총 390여 곳의 병원에서 투여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카티스템의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는 지난 6월 임상 1·2a상의 피험자 추적관찰을 종료했으며, 후속 임상을 위한 해외 공동 개발 파트너 선정에 나섰다. 일본에서는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이라는 국책 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7월까지 일본 식약처와 공식 사전회의를 진행했고, 올해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홍콩에서는 정식 품목허가 전에 보건당국 인증을 통해 제한적으로 처방 받을 수 있는 '허가 전 인증처방제도'를 통해 연간 100건 이상 투여가 진행되고 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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