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삶의 관계 말하는 건 작가의 의무"

2017. 9. 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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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공동 소설집 '숨어버린 사람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증언하는 문학, 사람들의 삶이 역사적 사건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이야기하는 건 작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등 역사적 비극을 기록해 잊지 않도록 하는 소설들에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추세를 읽었다. 5·18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한강의 '소년이 온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삶을 다룬 김숨의 '한 명' 등을 사례로 들었다. "소설은 허구의 양식이라는 통념을 깨고 소설의 개념을 확장시킨 작품들입니다."

소설가들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공동 소설집 '숨어버린 사람들'(예옥)을 냈다. 참사 1주기를 앞둔 2015년 4월초 출간된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에 이어 두 번째다.

두 권의 소설집을 기획한 방 교수는 "작년 겨울에 두 번째 작품집을 내자고 의견을 모았다. 시대가 바뀔 조짐이 보이던 때였다. 하지만 시대 변화와 상관없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일은 필요하고, 무엇보다 참사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방 교수를 비롯해 윤후명·이평재·김종광·방현희·최옥정·양진채·손현주·팽이언·김산아·최지애·정남일 등 작가 12명이 한 편씩을 냈다. 소설들은 작가 자신의 삶에 스며든 세월호의 상처, 참사에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람들의 사연을 그린다.

첫 소설집에서 추천사를 썼던 윤후명은 '물속의 집'에서 자신의 과거로 여행을 떠난다. 수인선 협궤열차는 안산을 달렸었다. 소설 '협궤열차'를 쓰던 때를 돌아보며 세월호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이 다니던 안산의 고등학교를 만난다.

표제작인 이평재의 '숨어버린 사람들'은 세월호로 웃음을 잃은 한 여자의 이야기다. 남편은 잠수사로 구조작업에 참여했다가 폐인이 됐고 아들은 자살했다. 세월호의 비극은 미해결 상태로 계속되고 있다.

작가들은 소설집과 함께 공동 취지문을 냈다. "문학은 삶의 단순한 재현은 아니며 실제를 그리는 것에 만족함도 아니다. 그럼에도 지난 수년간 시대와 현실은 문학을 상상과 허구에서 진실과 증언 쪽으로 밀어붙였다. 세월호 참사는 그날 희생된 아이들을 통하여, 그 아픔과 의혹을 통하여,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도록 한다. 우리는 이 요구를 모자란 대로 응낙할 뿐이다.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스스로들을 납득시키면서."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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