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문화읽기> KBS‧MBC 총파업..이유는?

문별님 작가 입력 2017. 9. 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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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바로 오늘부터 KBS와 MBC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갔는데요. 각 사측은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시죠. 

[스튜디오]

유나영 아나운서

오늘 KBS와 MBC 노조가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습니다. 각 회사 측과 노조 간의 갈등이 결국 총파업이라는 결과까지 가져왔는데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기존 경영진하고 회사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이 있는 거죠. 그래서 지금 노조들이 파업을 하는 건데, KBS는 노조가 하나가 아닙니다. 양대 노조가 오늘부터 7일에 걸쳐서 순차적으로 파업을 하게 되고, MBC는 오늘 총파업을 했는데 KBS 같은 경우는 대체 인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체감하는 여파가 조금 덜 나타날 수도 있는데 MBC는 상당히 제작 중단 여파가 크게 나타날 수도 있어서, 당장 다음 주부터 아마, 이번 주는 이제 기존 제작 분량이 방영이 되고, 다음 주부터 무한도전이나 복면가왕이나 이런 예능들이 상당 부분 결방될 가능성이 있고. 시사 쪽은 8월달부터 이미 제작 거부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고, 라디오 쪽도 상당히 큰 파업 여파가 나타나서 거의 기존 코너가 사라지고 음악만 틀어준다든지, 이런 식의 파행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인기 있는 프로그램 상당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봐서 좀 많은 분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특히 MBC는 2012년 이후로 5년 만에 맞게 된 이번 총파업의 규모가 사상 최대의 파업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네, 지금 사상 최대다, 초유의 사태다,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 MBC 파업이 투표를 했는데 투표율이 95.7%, 찬성률이 93.2%, 이게 사상 최대라는 거죠. 기존에 굉장히 크게 했던 파업에서도 찬성률이 70%대, 80%대 이런 식이었는데 90%가 넘으니까, 이것은 거의 전 구성원이 파업에 찬성하는 것 아니냐. 이번에 특기할 만한 것이 편성PD라고 해서 일선 제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편성표 짜는 이 편성PD들까지도 기존에는 안 그랬었는데 이번에는 이분들도 파업에 동참을 하고 있고, 드라마 메인PD들도 2012년 파업 때는 한 3일씩 제한적으로 참여했었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그리고 보직 간부들은 원래 파업을 잘 안 하는데, 지금 MBC는 벌써 40% 이상의 보직 간부가 사퇴했고, KBS는 90% 이상의 보직 PD가 사퇴한 상태이기 때문에 거의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결방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초유의 파업 사태가 벌어지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근본적인 원인은, 일각에서는 이게 정권 바뀌어서 새로운 방송 장악의 일환으로 기존 경영진을 흔드는 것이 아니냐, 이런 말들이 나오지만, 정권 바뀌어서 이렇게 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죠. 왜냐하면 몇몇 사람들이 권력 영합적으로 행동할 순 있겠지만, 지금 방금 제가 찬성률 93% 소개드린 것처럼 일반 방송국 구성원들이 정권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기 때문에, 거의 90% 이상의 사람들이. 공영방송에서. 그러니까 이것은 방송국 구성원들이 스스로 위기감을 느껴서, 만약에 공영방송이 잘 나가고 있으면 이렇게까지 전면적으로 파업에 찬성하지는 않을 텐데, 굉장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거죠. 그 위기감이 생긴 이유가 뭐냐면 언론으로서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겼다. 기존에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을 해서, 4대강 문제라든가, 국정원 정치 개입 문제라든가 세월호 문제라든가 이렇게 엄청나게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서 공영방송이 제대로 보도를 못한 것 아니냐. 특히 지난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지난 겨울에, 공영방송이 별로 보도를 주도하지 못하고 공영방송 기자들이 종편 보고 취재하는 것 아니냐. 이런 말까지 나오면서 방송사의 신뢰가 떨어져서 그 여파가 드라마, 예능에까지 미친 결과 방송국 전체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공영방송 자체가 국민에게 버림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엄청난 위기감을 가진 결과, 이번에 파업을 통해서 쇄신하자. 이런 흐름이 나타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방송사 내부의 관계 구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어떤 모순적인 구조 문제가 굉장히 많았던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각 언론들의 구성원 사이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된 이유, 그 문제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이것이 결국 노조가 주장하는 것은 기존의 경영진이 기존 정권, 이명박 정부 때부터 기존 정권의 말하자면 낙하산으로 들어와서 정권의 눈치만 보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비판적인 보도를 해야 되는데 그게 아니라 정권 보위적인 차원에서의 보도를 한 것이 아니냐. 이렇게 주장을, 노조가 주장하는 건데 노조뿐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상당히 그런 시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결국에는 같은 기간 동안에 공영방송의 신뢰도가 굉장히 많이 하락했고, 또 우리나라에 기레기라는 기자를 굉장히 비하하는 용어가 그 기간 동안 일반화되고.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의 언론 신뢰도도 하락했기 때문에 이제는 좀 공영방송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야 되는 것 아니냐. 지난 겨울부터 우리나라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시작했는데, 일단 청와대 권력부터 교체했으니까 이제는 공영방송에도 좀 근본적인 혁신의 움직임이 있어야 된다, 여기에 공영방송의 구성원들이 지금 인식을 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맞습니다. 방금 평론가님도 말씀하셨지만 파업 출정식 선언문을 살펴보면 MBC의 무너진 신뢰 회복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죠. 일단은 파업이 시작된 이상 그 정당성이라든가 시시비비를 떠나서 일단 공영방송의 정상화 이 목적만큼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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