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신라 왕릉과 고분군 벌초에 앞서 경주만의 이색 문화콘텐츠인 ‘2017 신라임금 이발하는 날’ 행사를 오는 9일 오후 1시 첨성대 서편 동부사적지 일원에서 연다고 4일 밝혔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벌초를 테마로 왕릉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해 행사의 주인공이 되는 이 행사에는 3000여명이 참가한다. 특히 이 행사는 2015년 제1회에서 단일장소 최다인원 벌초라는 타이틀로 한국기록원 공식기록 인증을 획득해 행사 품격을 높였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열렸던 `2016 신라임금 이발하는 날` 행사 모습. 경주시 제공 |
공식행사인 신라 임금 이발 퍼포먼스는 안전사고와 행사혼란 방지 등을 위해 왕릉의 하단 지점에서 1 정도 벌초 상한선을 지정해 진행된다. 왕릉 상단부는 벌초 전문가가 3인 1조로 진행한다.
이 밖에 부대행사로 가족사진 촬영대회를 비롯한 낮은 줄타기, 전통 민속놀이체험, 페이스 페인팅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 7월부터 행사 홈페이지(www.kingsday.kr)를 통해 공개됐으며, 왕릉벌초 행사 참가자 공개모집은 행사 전날인 8일까지다.
경주시는 행사 참가자가 사전신청을 통한 참가증을 제시하면 당일에 한해 동궁과 월지, 대릉원 입장료를 50% 할인하는 특별 이벤트도 마련했다.
경주시는 매년 추석을 앞두고 하루 평균 90여 명을 동원해 신라 왕릉과 고분군의 벌초 작업을 벌인다. 경주에는 외동읍 괘릉리 원성왕릉과 대릉원 내 사적 제175호인 미추왕릉 등 신라 왕릉 37기와 고분 114기 등이 도심과 외곽지 등에 흩어져 있다.
경주시가 왕릉으로 분류해 벌초를 하는 곳은 동해안 감포 앞바다에 있는 문무대왕 수중릉과 경기도 연천의 경순왕릉을 제외한 35기 왕릉이다. 벌초를 해야 하는 면적만 97만여㎡에 이른다.
대형 왕릉 1기를 벌초하고 다듬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리는데, 경주에 있는 고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경주시 황남동 98호 고분인 황남대총(폭 120, 높이 23)의 경우 벌초 작업을 하려면 5∼6명의 인원과 예초기 3대를 동원해 꼬박 이틀이 소요된다.
경주=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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