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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6차 핵실험 성공' 차분한 내부 전달 왜?

김재중 기자

북한 매체들은 6차 핵실험에 대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4일 보도했다.

평상시 6개면을 발행하는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1면과 2면에 핵실험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1면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토의를 거쳐 핵실험을 결정했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명령서에 친필서명을 했다는 내용과 관련 사진, 핵실험 성공을 공표하는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실었다. 핵실험 당일인 3일 오후 3시30분 중대방송을 통해 이미 보도한 내용들이다. 2면에는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임철웅 내각부총리, 장철 국가과학원 원장 등 각 부분 인사들의 핵실험 성공 축하 기고문과 함께 환호하는 주민들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는 지난해 9월9일 5차 핵실험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5차 핵실험 다음날인 지난해 9월10일 노동신문은 핵실험 관련 기사를 1면 머리가 아니라 2번째 기사로 게재했다. 그리고 2면에 주민들의 반향을 실었다. 반면 노동신문은 4차 핵실험 다음 날인 지난해 1월7일자에 김 위원장이 핵실험 명령서에 서명하는 모습을 1면에 컬러 사진으로 배치하고 6개면 전체를 핵실험 관련 소식으로 채운 바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4일자 1면에 전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주재한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및 해당 회의에서 결정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용 수소폭탄 실험 관련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4일자 1면에 전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주재한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및 해당 회의에서 결정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용 수소폭탄 실험 관련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핵실험 성공을 공표하는 방식도 4차와 5·6차에 차이가 있었다. 4차 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으로 발표했으나 5차와 이번 6차는 ‘핵무기연구소 성명’으로 격이 낮아졌다.

이런 변화는 북한 당국이 표방한 핵실험의 성격과 핵실험 실시 간격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4차 때는 ‘수소탄시험 완전성공’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5차 핵실험은 ‘핵탄두의 표준화·규격화’, 6차 핵실험은 ‘대륙간탄도로케트장착용 수소탄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4차 핵실험이 핵무기 완성이라는 의미였다면 5차와 6차는 기술적 진전을 의미한다. 4차에서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선언한 마당에 5차와 6차는 대내적으로 크게 선전할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북한 스스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핵실험이 지난해 1월을 기점으로 3번째 실시됐다는 점도 차분한 전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북한이 6차 핵실험 직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열어 계획을 심의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북한은 3일 오전 김정은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모여 “현 국제정치정세와 조선반도에 조성된 군사적 긴장상태를 분석평가”한 다음 핵실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 절차적 정당성을 상당히 강조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이번 핵실험이 김정은 개인의 결단이라기보다는 당과 정부의 판단과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제스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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