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4차 산업혁명] 문재인 정부 4차 산업혁명 ‘설계자’ 유웅환 교수가 바라본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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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9일 청와대는 국정과제 보고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00대 과제를 발표하였다.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4차 산업혁명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이번 정부에서 관련 밑그림을 그린 유웅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연구 교수(사진)를 지난 1일 경기 판교의 카이스트 창업원에서 만났다. 유 교수는 반도체 시스템 전문가로 35세에 인텔의 수석 매니저가 되었고, 삼성전자 상무와 현대자동차 임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 인재로 캠프에 합류해 새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설계를 총괄했다.
유 교수와 나눈 대화를 대담식으로 정리했다.
김정훈 대표 (이하 김): 최근 낸 책 제목이 ‘사람을 위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생각하다’이다. 내용에서도 ‘사람’을 매우 중요하게 강조했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서 사람의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가?
김: 모든 변화에는 명암이 따른다. 현재 유엔 가입 193개국 중 전 세계 160여곳에서는 여전히 1, 2차 산업이 중심이다. 1, 2차 산업 대부분의 일자리와 직업이 사람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로봇이나 자동화 시스템이 빠르게 도입되면 1억8000만명의 중남미 청년과 1억3700만명의 아시아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흐름으로 인해 일할 기회와 교육의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많은 국가는 어떤 방법으로 적응해야 하나.
김: ‘공유’라는 키워드가 이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대부분 각광받는 정보기술(IT) 산업군이 ‘공유’를 키워드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5세대 이동통신(5G) 같은 신기술이 결국 모두에게 접근 가능하고 오픈되고 자유롭게 공유될 것으로 보는지, 아니면 이러한 기술이 정보의 제한을 불러오고 부익부 빈익빈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는지.
유: 부익부 빈익빈이 될 것이다. 2001년 인텔 입사 당시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점유율은 93%였지만 지금은 100%이다. 애플은 2010년에 전 세계 스마트폰 이익의 50%를 가져갔지만, 지금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점점 승자독식 구조로 가게 될 것이다. 정보를 소유하고 기술을 소유한 집단이 계속 부를 가져가게 될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보편화되면서 그런 현상이 지속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 또는 자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연못 속의 두마리 붕어’ 이야기를 잘 생각해야 한다.(한마리가 죽으면 다른 한마리가 먹이를 독차지해 잘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죽은 붕어가 부패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상황)
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나라의 먹거리와 일자리는 무엇인가.
유: ‘인더스트리 4.0’에서 나온, 제조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일과 관련해 우리가 독일을 따라가려면 5년 이상 열심히 해야 한다. AI나 빅데이터 분야는 미국에 5년 뒤처져 있다. 하지만 정보통신 분야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5G로 세계적인 리드를 달성하는 일은 가능하다. 산업군 간 융합을 할 수 있고 자율주행 차량기술도 선도할 수 있다. 5G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기존에 체험하기 힘든 AI를 대중화시키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고속통신망으로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 또 하나는 플라즈마와 같은 에너지원이다. 핵융합과 인공 태양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우리는 쿨 플라즈마(cool plasma) 같이 가능성이 보이는 쪽을 주목해야 한다. 에너지원에 대한 발견과 발명을 위한 노력은 꼭 필요하다. 그래핀(graphene·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성이 빠르며,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한 신소재) 같은 신소재로 우리가 앞설 수도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일 수 있지만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김: 다음달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들어선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유: 우리나라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데 디딤돌이 되면 좋겠다. 문화적인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장과 일자리가 필요하고, 이너 서클(inner circle)에 있지 않은 이들에 대한 상생과 배려가 필요하다. 중장기적인 방향을 정해서 비전과 전략, 정확한 미션 등을 기초부터 잘 세우고 틀을 만들고 견고하게 갔으면 좋겠다. 하드웨어에만 치우치지 않고 내용면에서 내실 있게 가면 좋겠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철학과 국가 비전을 분명히 갖고 있었다. 그 방향성을 잘 살릴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김정훈 UN지원SDGs한국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지원SDGs한국협회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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