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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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을 앓고 있는 A씨는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아 약 3개월 간 당뇨병 약제를 꾸준히 섭취하며 관리해왔다. 하지만 3개월 후 시행한 추적 검사에서도 여전히 높은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나타나 감소효과를 보지 못했다.

#. 고지혈증을 앓는 B씨는 혈중 LDL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수치보다 높아 고지혈증 약제를 6개월 장기 복용하며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했다. 그러나 5개월 치료 후에도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여전히 정상 수치보다 높았다.


이처럼 적절한 약물 처방을 받아 치료했지만 효과가 적거나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남의 일처럼 생각한 일이 언제든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적절한 약물 처방, 치료효과는 없고 오히려 부작용 유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발간한 ‘의약품 안전정보 보고동향’에 따르면 국내에서 의약품 부작용으로 보고된 건수는 2012년 9만2375건에서 지난해 22만8939건으로 최근 5년간 약 3배가량 증가했다. 보통 시중에 유통되는 의약품은 시판 전 임상시험 과정에서 약물효과와 부작용, 안정성 등을 검토하기 때문에 대다수 사람에게는 효과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간혹 몇몇 사람에게는 이상증세가 유발돼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부작용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크게 3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암피실린과 같은 항생제를 복용했을 때 복통이나 현기증, 두드러기 등 의약품 자체의 특성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다.

다음으로 페니실린을 복용한 몇몇 환자에게만 알레르기로 인한 쇼크나 피부 반응 등이 일어나는 것처럼 환자의 개인적 특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빠른 치료효과를 위해 약물을 과다 투여하는 등 용량과 용법에 맞지 않게 약물을 복용했을 때다.

과거에는 개인 특성에 의해 약물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예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기 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전체를 분석해 특정 약물에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형을 확인하는 ‘약물유전체검사’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 약물 처방 받는 약물유전체검사로 부작용 줄여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약물 부작용 사례로 보고된 의약품 효능군별로는 1위가 해열∙진통∙소염제로 제일 많았고 이어 항암제, 항생제가 뒤를이었다. 또한 유해 사례 보고에 따르면 당뇨병 약으로 쓰이는 글리메피리드는 복용하는 약물의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으로 인해 저혈당 반응이 발생했으며 염증질환 약으로 쓰이는 세레콕시브는 복용 후 복통, 소화불량, 고창 등의 위장관 부작용이 흔하게 발생했다. 이부프로펜의 경우에는 복용 후 혈관신경성 부종 및 안면 부종이 발생했다.

따라서 약물의 부작용을 막고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이 자주 걸리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소화기질환, 염증질환, 순환기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아테노롤, 메트포민, 아토르바스타틴, 오메프라졸, 와파린, 로잘탄, 암로디핀, 세레콕시브와 같은 약물의 유전체검사가 필수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환자 혈액에서 채취한 검체로 유전자형을 분석하는 약물유전체검사는 약물의 대사와 연관성이 높은 특정 유전자의 변이를 검사해 생체 내 약물 반응을 사전에 예측하는 검사다. 유전자형은 변하는 것이 아니므로 한번의 검사만으로도 평생 특정 약물에 대한 민감성 및 저항성 등을 알 수 있다.

약물유전체검사는 환자의 유전자형 특성을 파악해 가장 최적화된 약물을 처방하도록 돕는 맞춤치료이며 일례로 유전자형이 CYP2C9*1/*1인 경우 클로피도그렐(항혈전, 혈소판응집억제제) 약제에 대해 표준용량 및 용법이 권장되는 반면 유전자형이 CYP2C9*1/*17 또는 *17/*17인 사람은 효소 활성이 높아 클로피도그렐의 대사가 증가하므로 표준 용량을 복용할 경우 출혈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약물유전체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약물을 처방할 수 있게 되면 약물 부작용이나 오남용을 줄일 수 있으며 나아가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