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文대통령·트럼프 정상통화 "미사일 지침, 한국 희망 수준으로 개정"

장윤희 2017. 9. 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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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한미 정상통화···미사일 지침 한국 희망 수준으로 개정키로
탄도 미사일의 탄두 최대 중량 늘리면서 對北 전투력 높일 전망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2017.09.01.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정상통화를 하며 북한의 고조되는 도발 관련 한미 미사일 지침을 우리나라가 희망하는 수준으로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청와대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한·미 정부는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탄두 최대 중량을 현재 500㎏ 미만에서 최소 1t으로 늘리거나 그 이상의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전투력을 최소 두배이상 높이는 것이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달 28일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통과시킨지 나흘만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통화는 이번이 세번째로 지난 5월 10일 문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이뤄진 축하 전화를 시작으로 지난달 7일에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괌 포위사격 위협 대응을 논의했다. 당시 한미 정상은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오후 11시10분부터 11시50분까지 약 4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안보상황과 대응방안을 중점 협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2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엄중한 도발"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 공군이 대량 응징 능력을 과시하는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전략자산을 신속히 전개하는 등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보여준 것과 안보리가 유례없이 신속하게 북한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데 있어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북한에 대해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가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의 장으로 나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재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한미 동맹, 그리고 한미일 3국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또 "두 정상은 최근 북한 도발 대응 및 억지 과정에서 양국 NSC, 외교·군사당국 등을 통한 긴밀한 협의가 지속되어 왔음을 평가했다"면서 "향후 각급 레벨에서 빈번한 접촉을 통해 이러한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이번 통화에서 전향적으로 도출한 한반도 현안 대응책은 미사일 지침을 우리나라가 희망하는 수준으로 개정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이다. 박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두 정상이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앞두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논의하고 있다. 2017.09.01.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이날 청와대는 구체적인 개정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거리 800㎞ 탄도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탄두 최대 중량을 현재 500㎏ 미만에서 최소 1t으로 두배가량 또는 그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첫 한미 장관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미사일 지침 개정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13년만의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로 미국 남부지역에 막대한 규모의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데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 이번 재난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피해복구 노력에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깊은 사의를 전했다.

두 정상은 이달 중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서 만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한미 정상통화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논의에 우리나라가 배제된다는 세간의 우려를 덜게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것과 대비돼 그동안 청와대가 한미 정상간 대응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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