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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한 국민의당 대선평가, '모호함'이 패배 원인(종합)



국회/정당

    적나라한 국민의당 대선평가, '모호함'이 패배 원인(종합)

    당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 安 "겸허히 비판 받을 것"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평가보고서를 들어 보이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가 작성한 '19대 대통령 선거 평가보고서'에는 대선 패배의 원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24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에는 당과 안철수 후보 모두 전략적 측면에서 미달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하지만 보고서를 접한 당 인사들은 계파와 관계 없이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비판을 수용했다.

    ◇ "安 후보와 캠프, 당의 총체적인 문제"

    대선평가위는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데에는 안 후보는 물론 선거 캠프와 당 차원 선거대책위원회의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평가위에 따르면 안 후보의 경우 본격적 대선 국면에 접어들며 문재인 후보와의 일 대 일 구도를 형성했지만 TV토론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했다. 특히 TV토론이 패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을 분석됐다.

    평가위는 "캠프나 당 차원에서 TV 토론에 대한 준비를 잘하지 못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지만 역시 안 후보 본인도 정치적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정치적 레토릭(수사) 자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안 후보는 TV 토론을 통해 오히려 아무런 가치를 갖지 않고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했고, 적폐청산에 반대한다는 이미지, 대북정책과 대외정책에 대해 비판은 하지만 대안은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덧붙였다.

    이는 결국 안 후보가 자신의 확실한 철학을 보여주지 못하고 모호한 중도성을 유지한 것에 기인했다고 평가위는 분석했다.

    평가위는 "안 후보가 대통령선거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안 후보가 정책에 대한 철학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데 부족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17년 조기 대선의 핵심 슬로건은 '촛불혁명'과 '적폐청산'이었으나 안 후보는 이러한 메시지로부터 계속 일정한 거리를 뒀다"면서 "안 후보는 안보, 대북정책, 사회정책에 있어 이전 정부의 정책들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했고, 개념이나 철학적 이해, 가치관의 정립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대선을 치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썼다.

    선거 경험이 없는 이제석 홍보전문가에게 모든 홍보를 맡겼던 부분도 패인의 하나로 지목했다.

    평가위는 "안 후보의 캠프는 당내 경선에서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본선 홍보에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정치홍보 경험이 전혀 없는 이제석이라는 개인에게 선거와 관련된 모든 홍보를 맡기고 전권을 부여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썼다.

    후보와 당과의 유기적 연계가 되지 않았던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평가위는 "안 후보의 캠프가 처음부터 당 중앙선대위에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하지 않았고, 대단히 부족한 캠프의 역량으로 대선을 치르려고 했던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드 찬성으로 당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당과 상의를 충분하게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文 촛불 껴안았지만 安 반촛불 이미지에 갇혀"

    안 후보의 비전과 철학이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이었던 것도 패인으로 지목됐다.

    안 후보의 자강론에 대해서도 "별반 새로울 것이 없는 허무한 구호"였다며 "오히려 자강론이 당과 후보의 이념적 및 정책적 스탠스(입장)를 모호하게 하면서 호남과 영남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의 메시지를 껴안은 반면, 안 후보는 촛불에 대해 원칙적인 보수의 이미지조차 주지 못하고 MB 아바타, 박지원 상왕론 같은 반(反)촛불 이미지에 갇혔다"고 혹평했다.

    이어 "'경제는 진보'라는 구호가 현실 한국 경제에서 구체화하지 못했고, 경제영역에서 유일한 메시지는 추상적인 수준의 '4차 산업혁명'이었다"며 "'적폐청산'의 대안으로 제시한 '국민통합' 메시지는 보수적 유권자들을 다독이는 효과가 일정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기회주의적 태도라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중앙당 지도부와 시·도당 및 지역위원회 사이 소통 부재도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꼽혔다.

    이처럼 신랄한 평가보고서에도 당은 의외로 차분히 보고서 내용을 받아들였다. 안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선거 캠패인, 조직, 홍보 등을 막라한 총체적인 문제였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비 안철수계 의원들도 "지금은 반성할 때"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는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보고서 나온 내용, 저와 당이 고칠 점들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수용해서 우리 당을 제대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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