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이동국 6분 기용이 최선이었나
입력 : 2017.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박대성 기자= 신태용호가 본격적으로 출항했다. 이동국 등을 명단에 넣으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그렇지 않았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동국은 6분 출전에 그쳤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9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A조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이 중국 원정에서 패한 점을 상기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신태용 감독은 최전방에 황희찬을 포진했다. 손흥민, 이재성, 권창훈, 구자철, 장현수가 허리를 맡으며 2선과 3선에서 화력을 지원했다. 포백은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최철순으로 구성됐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이란을 상대한 신태용호의 핵심은 효율이었다. 조기 소집으로 조직력을 끌어 올렸고, 4.5m 간격을 유지하며 수비 대형 유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란을 좁은 간격에 옭아매 묵직한 카운터 어택을 노리려는 모양새였다.

경기 초반은 신태용 감독의 의도가 보였다. 한국 대표팀은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며 이란 배후를 파고드는 황희찬에게 볼을 전달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4.5m 간격은 점점 벌어졌고 전방 압박도 황희찬과 권창훈 일부의 몫이었다.

구자철의 포지션 변화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구자철은 2017/2018시즌 들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과거 역할인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수행했다. 신태용 감독은 구자철의 포지션 변화를 대표팀에 접목했지만 되려 기성용의 빈자리만 느끼게 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란의 조직적인 밸런스를 무너트리지 못했다. 후반전 사이드 에자톨라히가 김민재 머리를 발로 밟으며 퇴장 당한 이후에 공격적인 형태를 보였다. 그마저도 이란 텐백 수비에 막혔다.

결과적으로 황희찬 기용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황희찬은 꾸준히 이란의 배후 공간을 침투했지만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란이 단단한 조직력으로 한국을 상대한 만큼, 투박하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선수가 필요했다.



이란전을 관전한 축구 관계자도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김신욱을 선발로 기용하고 이동국을 후반 적절한 시간에 투입해야 했다”라는 후문이다. 황희찬 본인도 “좋은 경기를 했지만 아쉽다. 이란의 촘촘한 수비를 뚫기 어려웠다. 준비를 정말 잘한 팀”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국은 이란전에서 6분만 소화했다. 신태용 감독에게 이동국에 관해 묻자 “조금 늦게 들어갔다는 생각도 든다. 그 전에 잘한 선수들에게 기대를 하다 보니 좀 늦게 들어갔다. 단 1분이라도 이동국의 결정력을 믿었다”라고 분석했다.

이동국은 전북 현대에서 38세에도 노련한 기량을 보인 선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중동 팀을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기의 순간에 간결한 포스트 플레이로 득점은 이동국의 전매특허다.

김신욱과 함께 제공권으로 이란을 제압할 그림도 충분히 가능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전을 앞둔 15분 최종 훈련에서 골키퍼 핸들링에 중점을 뒀다. 당시 상황만 고려하면 한국 제공권을 어느정도 대비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클럽에서 활약을 상기하면 6분 투입은 여러모로 아쉬운 대목이다. 이동국 투입 당시, 이란은 수적 열세로 무게 중심을 아래로 완전히 내린 상태였다. 이동국이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나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란의 자물쇠를 풀기엔 역부족이었다.

물론 이동국은 출전 자체에 큰 의미를 뒀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결과로 오늘 결론을 낼 수 있었다. 후반전 막판에 교체 출전했지만 시간을 떠나 참여에 큰 의의를 둔다”라며 이란전 무승부에 아쉬움을 삼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탈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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