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김영권-김민재-장현수, 수비에 좀 더 집중하자고!
장현수, 김민재, 김영권 등 수비수들이 31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9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프리킥 타임을 이용해 의견을 주고받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축구대표팀에서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가 이란전을 실점 없이 끝내는 데 힘을 보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축구대표팀은 이란에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안정감 넘치는 수비로 이란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란전을 무실점으로 막은 중심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이날 경기는 김민재의 A매치 데뷔전이었지만 중압감을 떨치고 한국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실점하게 되면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진출이 멀어지는 상황에서 김민재는 어느 때보다 큰 부담을 지닌 채 그라운드를 누볐다. 중앙 수비 파트너 김영권과의 안정적인 호흡은 A매치 첫 출전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다.

김민재는 올 시즌 전북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신인이다. 올 시즌 그는 K리그 클래식 27경기 가운데 2경기를 제외한 25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25경기 중 22경기는 풀타임으로 경기장을 뛰어다니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최강희 감독에게 중용받는 그는 전북이 K리그 클래식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함께 공동 최소실점(24실점)을 기록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올 시즌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강력한 후보로 점쳐지는 김민재는 지난해 연세대를 중퇴한 뒤 실업리그인 내셔널리그 경주한수원에서 뛴 경험이 있다. 세미 프로 무대에서 먼저 실전 경험을 쌓은 김민재는 올 시즌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이며 신 감독의 선택을 받아 대표팀에 발탁됐다.

올 시즌 수비수로서 가장 필요한 안정적인 면모를 보여준 김민재지만 그를 선발출전시키는 것을 두고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민재는 지난 2014년과 2016년 각각 20세 이하 축구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각각 두 차례씩 뛴 적 있다. 국제 경험이 전무한 건 아니지만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인데다 6만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에서 한국 축구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빅매치를 치른다는 점에서 그가 감당해야 할 압박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결과적으로 김민재 카드는 신태용 감독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2005년 10월 이란과 A매치 신고식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조원희처럼 김민재는 자신감 넘치는 동작으로 이란의 공격을 막았다. 전반 38분에는 이란의 역습으로 넘어온 공을 깔끔하게 처리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후반 5분에는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이란 중원을 책임지는 에자톨라히의 퇴장을 유도해 한국에 숫적 우위를 제공하기도 했다.

시원한 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웠지만 끊임없이 지적받던 수비 불안을 해소할 새로운 수비수를 발굴했다는 점은 신태용호에 적지 않은 수확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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