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피커 '음성비서 왕좌' 놓고 스마트폰 추격

이윤주 기자 2017. 8. 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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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검색·오디오·쇼핑·홈 제어 …시장 규모 6배 성장 예상
ㆍ이동성·사용성 경쟁력 확보한 스마트폰과 경쟁 치열

인공지능(AI)이 실생활 속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사물인터넷(IoT)으로 가전기기 등 모든 물건이 연결되는 세상이 다가오면서 ‘스마트홈’ 시대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기기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의 ‘에코’(사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 스피커와 모바일 혁명을 가져왔던 스마트폰이 ‘왕좌’를 놓고 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분석을 보면 스마트 스피커의 시장규모는 2015년 3억6000만달러에서 2020년 21억달러로 6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가정 내 정보기술(IT) 기기 간 홈 허브로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인공지능 음성비서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다. 스마트 스피커란 기존 스피커에 클라우드를 연결해 인공지능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기다. 말 그대로 ‘똑똑한 스피커’인 셈이다.

스피커가 스마트폰, TV, 셋톱박스 등을 뛰어넘어 ‘거실의 허브’로서 강점을 보이는 것은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가 탑재된 스피커 ‘에코’는 사실상 스마트 스피커라는 새로운 제품의 카테고리를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아마존 에코가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은 1만5000개가 넘어 다른 음성비서를 압도한다. 미국 내 아마존 에코 보유대수는 1177만대 수준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폰에 기반이 없는 아마존이 인공지능 개인비서를 스피커 형태로 독립시키고, 단순 검색 위주의 기능을 확장함으로써 스마트폰에서 가능했던 검색, 오디오, 쇼핑, 홈 제어 등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준까지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의 성공 이후 구글, 삼성전자, 애플 등이 잇따라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구글 홈’을 출시했고, 삼성전자도 내년 중 ‘빅스비’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을 밝혔다. 아마존은 거대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한 쇼핑 서비스, 후발주자인 구글은 검색에서 강점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종합 전자회사로서 다양한 생활가전 라인업을 연결할 수 있다. 페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부사장)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삼성은 어떤 기기에서든 대규모 혁명을 주도할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삼성 인공지능 스피커의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스피커에 맞서 스마트폰 역시 여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외부에서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가정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스마트폰의 강점으로 꼽힌다.

대부분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사용성 면에서 스피커에 앞서는 요인이다.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삼성전자의 ‘빅스비’ 등은 모두 모바일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 음성비서다.

주로 음성비서는 인터넷 검색,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에 강점을 두고 시작해 그 사용성을 점점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 음성비서와는 별개로 삼성 ‘커넥트’나 LG전자의 ‘스마트씽큐’처럼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 안 가전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스마트폰의 강점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이 데스크톱 이용률을 추월하는 데 10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 스피커처럼 개인비서 지원 단말을 통한 정보검색이나 서비스 이용률이 스마트폰을 추월하는 데는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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