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화가로 성큼 성장한 가수 솔비의 '화수생각'

김효원 2017. 8. 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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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가수 겸 화가로 활동 중인 솔비의 그림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1300만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진행된 서울옥션의 온라인 경매에서 솔비의 작품 ‘메이즈’(Maze)가 당초 추정가를 웃도는 금액에 낙찰됐다. 솔비는 자신의 정체성인 음악을 미술과 결합하는 ‘셀프 콜라보레이션 시리즈’를 통해 가수 솔비와 화가 권지안이 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개념의 작업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자신이 작사, 편곡한 음악을 들으면서 몸을 붓처럼 활용해 바닥에 놓인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액션 페이팅 방식이다. 2015년 9월 셀프 콜라보레이션 첫 번째 시리즈인 ‘공상’, 두 번째 ‘블랙스완’에 이어 지난 5월 세 번째 시리즈 ‘레드’까지 왕성하게 작업을 펼쳐가고 있는 ‘화수’(화가+가수) 솔비를 만났다.

◇화가 권지안으로 사는 법

솔비는 경매에서 작품이 고가에 낙찰된 데 대해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작품 가격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신기했다. 내 작업에 가치가 매겨진 것이 오묘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연예계에서 활동하면서 악플 등으로 슬럼프를 겪을 때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그림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는 솔비는 “경매에 낙찰된 후 작가로 살아갈 용기가 생기고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미술에 기웃거린다”는 선입견에 대해서는 대범하게 넘기고 있다. 중심을 잡고 오롯이 자신의 깊이를 추구할 때 비로소 사라질 선입견임을 알기 때문이다.

또 어떤 면에서는 대중들의 관심을 즐기기도 한다. “대중들의 관심이 제 작업의 중요한 재료기도 하다. 그런 관심을 재료 삼아 제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림은 내가 가장 힘들 때 만난 선물같은 존재다. 또다른 생명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미술을 전공한 사람처럼 미술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아는 음악을 미술로 표현하겠다는 작업주제를 통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나의 도전이 모든 분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면 좋겠다.”

가수 솔비와 화가 권지안, 두 개의 자아로 살고 있다. 사진|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가수 솔비로 살아가는 법

솔비는 유난히 악플을 많이 받는다. 꾸밈없이 직설적인 화법과 화려한 외모 때문일까.

상처받을 만도 하지만 솔비는 “칭찬이든 논란이든 다 감사하다. 예전에는 악플에 상처받았지만 지금은 내가 좀더 성장했다는 걸 느낀다.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내가 퍼덕퍼덕 살아있는 물고기 같다고 느끼게 한다”는 설명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 네다섯살 때 부터 꿈이 가수였다. 다른 꿈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노래라서 가수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는 그다.

아이돌로 활동하던 때 주어진 노래를 가창만 하던 시절에는 노래에 대한 고통이 없었다. 그러나 직접 노래를 만드는 단계로 접어들면서 창작의 고통이 덤으로 따라왔다. 노래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여기 저기 산만한 생각들을 정리해 가사로 담아내야 한다. 솔비는 “내 이름을 걸고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척 크다. 노래를 만들 때 그림작업까지 연결해야 하니까 악기 하나 하나까지 신경써야 한다. 작업을 할 때는 예민해져서 정신적으로 힘들다면서도 “고통스럽지만 즐거운 고민”이라고 말했다.

◇여자로 살아가는 법

작업의 주제가 주로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이 여성이다 보니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솔비는 “여성의 상처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처를 입은 여성을 상징하는 색을 레드로 삼고 강렬한 빨간 물감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노래와 그림으로 하나 둘 꺼내놓고 있다.

이같은 솔비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유튜브를 통해 본 해외 유명 뮤지션이 공동 작업을 제안했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솔비는 “해외 뮤지션과의 콜라보도 좋고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순순하게 헌신하고 싶다. 어디에 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작업을 하는 과정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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