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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로 가나

종교관·역사관 논란 가열…야 3당 지명철회 요구
靑 "본인해명 인사원칙" 고수…여당 여전히 침묵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7-08-30 18:34 송고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8.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8.2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종교관·역사관 논란에 휘말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쏠리고 있다. 

'본인 해명이 먼저다'며 청와대는 인사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야당들의 지명 철회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변수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침묵을 깰 시점이다.
◇문 정부와 정면 배치하는 역사관 논란

중기부 관계자는 30일 "내달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지만 청문회 전 해명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조만간 박 후보자가 직접 입장을 밝히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전일까지만해도 '청문회에서 해명한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이날 역사관 논란이 촉발되면서 '청문회 전 입장 발표'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에 대한 논란은 꼬리를 물고 있다. 공학자임에도 진화론을 부정하고 창조론의 교과서화를 주장한 한국창조과학회 활동 이력과 동성애 반대 서명 참여가 도화선이 됐다.

이후 야당에서는 박 후보자의 부인이 아파트 분양권으로 다운계약서를 이용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두 자녀의 이중국적을 거론하면서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냈다.

박 후보자 입장에서 치명타는 이날 불거진 역사관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5년 2월 '미래를 위한 새로운 대학교 연구 및 교육 모델 창출'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신세계를 '자유민주주의 나라 건설에 대한 열망'이라고 평가하는 등 이 전 대통령의 독재를 옹호한 것으로 볼 대목이 있었다. 

특히 박 후보자가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1948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역사관과 배치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라고 말해 1919년이 임시정부 수립이란 역사관을 밝힌 바 있다. 

◇"소명기회 준다" 청와대, 의중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은 이날 일제히 박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최근 불거진 의혹을 열거한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 주변에 아무리 인재가 없어도 어떻게 이런 사람을 임명하겠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야 3당은 자진 사퇴 요구로 박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후보자가 정치와 공직 경험이 없는 학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자진 사퇴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박 후보자는 신앙이 독실한데다 본인과 가족 재산이 5억3000만원으로 다른 공직자에 비해 검소하다는 평가를 받아 학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지 않겠냐는 것이다.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대외 변수는 두 가지로 꼽힌다.  

"본인이 직접 해명하는 게 인사원칙"이라고 밝힌 청와대 의중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청문회에서 소명 기회를 준 것이라는 해석과 청문회 전 논란을 해명하라는 분석이 충돌한다. 박 후보자 입장에서는 청문회 전 스스로 해명하는 방식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도 자진 사퇴에 영향을 줄 사안으로 지목된다. 더불어민주당까지 지명 철회를 촉구한다면 청와대 입장에서 박 후보자 지키기 명분이 희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중기업계의 관계자는 "박 후보자 내정 이후 '힘 있는 장관'을 기대한 업계의 실망감이 컸다"며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은 박 후보자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은 박 후보자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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