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막장 여교사'라도..가족 사진까지 털어도 되나

연규욱,임형준 2017. 8. 3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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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제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된 여교사에 대해 네티즌들이 이름과 소속 학교뿐만 아니라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무차별 신상털기를 해 2차 피해가 우려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A씨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 A씨와 성관계를 한 피해자(초등학생) 신원도 같이 노출될 수 있어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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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만에 SNS타고 확산..경찰 "신상 공개대상 아냐"
유포자 엄중처벌 방침 밝혀..일부 네티즌들 부글부글 "아동 성범죄 얼굴 밝혀야"

초등학교 6학년 제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된 여교사에 대해 네티즌들이 이름과 소속 학교뿐만 아니라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까지 무차별 신상털기를 해 2차 피해가 우려되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아동 성범죄자에 해당돼 여교사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해당 여교사는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신상공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남지방경찰청은 "해당 여교사 A씨는 물론 A씨 가족들의 신원까지 노출되는 등 무분별한 신상털기가 이뤄지고 있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A씨가 아닌 제3자의 사진이 A씨의 이름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해 해당 사안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앞서 사건이 알려진 후 일부 인터넷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상을 털자"는 글들이 올라오자 몇 시간 만에 A씨의 이름, 소속, 학력, 자녀관계 등의 정보와 사진까지 속속 공개됐다. 심지어 A씨의 사진이라며 어린 자녀를 안고 있는 사진까지 인터넷에 올라왔다.

경찰 관계자는 "과도한 신상털기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수사를 통해 유포자들을 엄중 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도 무분별한 정보 공유를 막기 위해 A씨가 소속된 학교에 홈페이지 차단을 요청하는 한편, A씨와 가족들의 신상이 계속 유포되고 있는 점에 대해 당사자들에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게시물 차단·삭제 조치를 권고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발생한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 당시에도 피의자 부모들을 상대로 '신상털기'가 이뤄져 사건과 전혀 무관한 사람들의 정보가 공개되는 등 2차 피해가 생겨난 바 있다.

이처럼 쉽게 범죄 혐의자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전파된 것은 최첨단 인터넷 검색 기술 때문이다. 네이버 등 검색 포털은 사용자들이 함께 자주 검색한 '연관검색어'를 알려주고, 이를 다른 네티즌들이 단서로 얻게 된다. 네이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관련 정보를 막고 있지만 '연관검색어'를 글로벌 검색 엔진 구글에서 검색하면 SNS 계정 등을 비교적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다수 네티즌들은 "애와 남편이 무슨 죄냐"며 무분별한 신상털기를 비난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신상공개를 옹호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심각한 아동 성범죄자인 만큼 법에 의해 신상공개가 꼭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정부는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 홈페이지를 통해 성범죄자 성명과 나이, 사진, 신체정보, 거주지, 성범죄 전과기록, 전자장치 부착 여부 등을 공개하고 있지만 매일경제 취재 결과 여교사 A씨의 경우 경찰의 신상정보공개 대상이 아니다.

피의자의 얼굴, 성명,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형사소송법상 비밀엄수 의무 등에 따라 수사기관에서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살인, 약취·유인, 인신매매, 강간(추행), 강도, 조직폭력 등 특정강력범죄처벌에 대한 특례법(특강법) 2조에 규정된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적 파장이 크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인 경우 신상공개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공개가 가능하다.

그러나 A씨의 경우 신상공개위원회의 공개 결정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함으로써 피해자의 신원도 같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 A씨와 성관계를 한 피해자(초등학생) 신원도 같이 노출될 수 있어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규욱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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