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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 부상, 더욱 빛나는 류지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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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지혁의 가치가 빛난다.

두산 김재호는 29일 잠실 롯데전서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5회초 2사 1,2루서 박헌도의 좌측 파울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재빨리 이동했다. 그러나 포구 직후 미리 달려와 슬라이딩을 한 좌익수 김재환의 몸에 걸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왼 어깨를 그라운드에 크게 찧었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끝에 병원으로 후송됐다.

김재호는 올 시즌 초반부터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예년에 비해 선발라인업에서 자주 제외됐다. 급기야 7월 30일부터 보름간 1군에서 빠졌다. 그래도 15일 부산 롯데전서 1군에 복귀, 급격히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9일에도 부상 직전까지 2안타를 때렸다. 복귀 후 타율은 무려 0.441.

그러나 어깨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30일 정밀 검진을 받는다. 두산으로선 김재호가 며칠 쉬고 복귀하면 다행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다시 1군에서 말소될 가능성도 있다. 2014년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 유독 풀리지 않는 시즌이다.

공교롭게도 김재호의 부상은 백업 유격수 류지혁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계기가 된다. 류지혁은 29일 김재호가 빠진 뒤 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7회말 첫 타석에서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8회말에는 달아나는 1타점 중전적시타를 터트렸다. 두산은 류지혁의 결정적 활약으로 6연승을 거뒀다.

류지혁은 올 시즌 초반부터 김재호의 몫을 충실히 메웠다. 지난해부터 건실한 수비력으로 김태형 감독에게 어필했다. 올 시즌에는 김재호의 부상을 틈타 점점 팀 내 지분을 넓힌다. 8월 초 김재호가 1군에서 빠졌을 때도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류지혁의 맹활약으로 두산은 선두 KIA를 바짝 추격했다.

류지혁은 유격수뿐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 커버가 가능하다. 순발력, 송구능력 등 수비 감각 자체가 빼어나다. 올 시즌에는 김재호 공백으로 자연스럽게 타격 기회가 늘어났다. 타구의 질, 장타력이 좋아졌다. 급기야 허경민 대신 3루수로도 몇 차례 선발 출전했다.

김재호가 또 다시 일정 기간의 공백기를 갖는다면 두산은 류지혁의 활약을 기대해야 한다. 물론 두산은 치열한 선두다툼 중이다. 김재호의 복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도 류지혁이 존재하는 이상 김재호가 무리하게 복귀할 이유는 없다.

한편으로 김재호의 부상 악재와 류지혁의 존재감 발휘는 그만큼 두산 야수진의 뎁스가 두껍다는 의미다. 현재 10개 구단 백업 유격수들 중 류지혁만큼의 존재감을 뽐내는 선수는 없다. 심지어 확실한 백업 유격수가 없는 팀들도 있다. 그만큼 내야수비의 핵심인 유격수 육성이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류지혁을 보유한 두산은 행복한 팀이다.

[류지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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