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몰래 방송'에.. 한 방서 수천명씩 '도둑 시청'

허경구 기자 2017. 8. 30. 05: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7일 오후 1시30분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1000여명이 동시에 몰렸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중계권이 없는 인터넷 사설방송 운영자들이 '고화질' '한국 응원방' 등의 문구를 적어 개설한 방이 100개가 넘게 생겼다.

경찰 관계자는 "중계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무단으로 상대방의 콘텐츠를 가져다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법 관련 위반에 해당한다"면서도 "불법 방송 시청자 등이 신고하지 않는 이상 수사나 단속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메이웨더-맥그리거 '세기의 대결' 때 SNS에선..

지난 27일 오후 1시30분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1000여명이 동시에 몰렸다. 49전 49승의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 격투기 최강자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 복싱 대결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 계정 이용자는 지상파인 KBS2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는 경기 화면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찍어 실시간 전송했다. 중계방에 들어온 시청자들은 “대단하다” “재밌네” 등 채팅을 주고받으며 경기를 지켜봤다.

세기의 대결로 불린 이 경기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여러 SNS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동영상 사이트에는 수십개의 사설 중계방이 개설됐다. 방송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송출이 중단된 곳도 있었지만, 계속 새로운 방들이 생겨났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맥그리거 메이웨더 인터넷 중계 좌표(주소)를 부탁한다” “휴대전화로 경기 볼 수 있는 사이트 있나요”라며 묻고 답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SNS를 통해 시합을 지켜본 이모(28)씨는 “지상파에서만 방송을 했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학교에서는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며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실시간 몰래방송을 찾아 지켜봤다”고 말했다. ‘몰래방송’이 막히면 다른 중계창을 찾아 옮겨 다니면서 10라운드까지 시합을 모두 지켜봤다. 송모(25)씨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해당 경기를 몰래 중계하는 곳을 찾는 게 어렵지 않았다”며 “화질도 좋은 편이라 편하게 경기를 시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월드컵 등 대규모 이벤트가 개최될 때면 몰래방송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는 중계권이 없는 인터넷 사설방송 운영자들이 ‘고화질’ ‘한국 응원방’ 등의 문구를 적어 개설한 방이 100개가 넘게 생겼다.

사설 온라인 중계는 불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계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무단으로 상대방의 콘텐츠를 가져다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법 관련 위반에 해당한다”면서도 “불법 방송 시청자 등이 신고하지 않는 이상 수사나 단속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행 방송법과 저작권법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사는 자신들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자로서의 자격을 지니기 때문에 이들의 허가 없이 방송 콘텐츠를 이용해 영리 활동을 벌일 수 없다.

실시간 방송 기능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불법 중계를 막기 위해 고분분투하고 있다. 한 SNS업체 관계자는 “불법 동영상 송출을 막기 위해 5년 전쯤부터 인공지능(AI)을 도입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때에 따라서는 직원이 직접 불법 송출 영상을 삭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스포츠 중계 저작권을 존중하는 관행이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인식이 부족하다”며 “SNS업체나 제공자 측에서 해당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사후에 민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