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안심 먹거리의 4차 산업혁명
선진국은 4차산업혁명 기술로
생산성 향상과 전염병에 대응
초연결·초지능형 농업 도입해야
지난해 AI로 닭이 3000만 마리 넘게 살처분된 후 계란값 폭등과 품귀 현상으로 이어진 것처럼 축산 전염병은 해당 농가와 관련 유통·식품·음식 업체에 치명적인 경제 손실을 안긴다. 더구나 인체 감염의 위험이나 살처분 후 매립 과정의 지하수 등 환경오염 문제로도 확대된다. 하지만 그간의 정부 정책을 보면 늘 미봉책에 그쳤다. 사육 동물의 전염병으로 국민 불안과 축산 농가의 피해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그때뿐이었다. 살처분이나 땜질 처방으로 그치고 언론에 다른 뉴스가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또다시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근본 대책이 있을 수 없다.
사실 조금만 고민하면 해결책이 없는 것이 아닌데, 옆을 돌아보지 않는 일방통행식 행정 탓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4차 산업혁명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 제도와 인증·전문성 같은 기존 자산만 있는 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능형 시스템이 사회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초연결·초지능 기술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축산 분야의 질병예방을 위한 선진국들의 지능정보 시스템 구축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를 포함, 국민 먹거리 문제를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
닭과 계란의 경우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양계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사육, 살충제 이력, 계란 유통경로 등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축산 스마트팜 모델을 도입하면 가축의 실시간 생체정보를 분석해 살충제 등 유해성분의 농축 정도를 모니터링·진단·제어할 수 있다. 또한 이 시스템으로 얻은 정보를 해섭(HACCP,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 같은 절차와 접목하면 인증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밖에 QR코드나 바코드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소비자가 쉽게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한다.
우리 정부 대책은 여전히 3차 산업혁명 시대의 방식 위주다. 더욱이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조만간 발족할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설립 취지에 따라 정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날로 중요성을 더하는 국민 먹거리 관리 체계에서도 관련 부처와의 협력과 조정을 통해 초연결·초지능 기반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규성 선문대 교수·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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